美기업실적 부푼 만큼 터진다…기대 접어라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7.10 13:32

FT 칼럼서 주장

-메릴린치, 프레디맥 등 손실 우려로 실적 추정치 하향
-2002년부터 유례없이 불어난 실적, 역주행 고려해야
-PER 급락한 점은 그나마 다행

11일(현지시간) 제너럴 일렉트릭(GE)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어닝시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선 에너지와 금융업종의 실적 희비가 워낙 뚜렷하게 교차하는 상황이다. 고유가에 따라 에너지업종은 실적이 개선된 반면 금융업종 실적은 매우 부정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편차가 워낙 큰 이들 업종을 제외할 때 미국 기업 실적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영국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자 '짧은 논평'을 통해 경기하강과 함께 한번 감소하기 시작한 기업 실적은 쉽게 반전하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부정적인 2분기 어닝시즌을 예상했다.

실제 7월 들어 메릴린치와 리먼 브러더스,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으로 신용 손실이 커지면서 실적 발표에 대한 눈높이는 크게 낮아지는 흐름이다.
선진국 기업들의 실적을 두루 포함하는 'MSCI 월드 인덱스' 실적은 2분기 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용경색과 원유 및 상품 가격 급등, 주택시장 침체,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실적 호전을 예상하는 게 오히려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역사적인 경험도 불안한 어닝시즌을 예고한다. 씨티그룹의 롭 벅랜드의 조사에 따르면 대대로 기업실적이 한번 감소하기 시작하면 평균 25개월간 하락세가 지속됐고 감소폭은 25%에 달했다.


또 기업 실적 감소는 경기 하강보다 장기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회복세로 전환한 시점에도 실적은 감소세를 지속한 것이다. 지금은 은행주 실적 충격을 바탕으로 기업 실적이 경기에 비해 먼저 악화됐다.

여기에 지난 5년에 걸쳐 실적이 크게 불어났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2002년부터 5년간 MSCI월드 인덱스의 기업실적은 3배가 됐다. 이처럼 단기간에 실적이 급증한 때는 없었다. 은행들이 모기지증권을 통해 유례없는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 글로벌 기업 수익성은 35년 이래 최고치로 좋아졌다. 이 역시 은행들이 막대한 차입을 통해 모기지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부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결국 유례없는 기업 실적 호황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이번에는 역으로 생각 밖의 위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톰슨 로이터가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집계한 결과 금융과 에너지 업종을 제외한 이익은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그러나 이는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 급락으로 그나마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점은 다행이라고 했다. 현재 MSCI월드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를 밑돈다. 2000년에는 30배를 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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