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완벽한 기업의 조건

김일태 VIP투자자문 애널리스트 | 2008.07.30 12:49

[머니위크]김일태의 기업이야기


KT&G (107,500원 ▲400 +0.37%)는 국내 담배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고 100%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는 국내 홍삼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독점기업이다. 또한 KT&G는 담배사업법의 규제를 받으며 정부가 부과하는 각종 세금으로 인해 가격정책에 영향을 받는 등 규제산업으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금연열풍으로 인한 시장축소에 대한 우려와 외국의 사례와 같은 흡연피해에 대한 집단소송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염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반적인 우려와는 차이가 있다.

◆담배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현금흐름창출력

KT&G는 약 70%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국내 담배산업을 독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뻗어있는 거대한 유통망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담배가격을 올리며 독점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1995년 이후 13년간 이익추이를 살펴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꾸준히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순이익의 경우 12년간 CAGR이 약 18.3%씩 성장했다.
KT&G 이익추이, 단위 : 억원


담배소비자가에는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폐기물부담금, 국민건강증진기금, 연초생산안정화기금,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10%의 세율을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나머지 5종의 세금은 그 금액이 정해져 있다.

한 갑 20개비당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폐기물부담금 7원, 국민건강증진기금 354원, 연초생산안정화기금 15원 등 총 1338원이 부과된다. 올해부터 연초생산안정화기금이 삭제되면서 담배 한 갑당 부가가치세 10%를 제외한 4종의 세금 1323원이 부과되고 있다.

따라서 고가의 담배일수록 세금을 제외한 순 매출단가가 높아져 마진이 커지게 된다. 즉 담배 판매이익의 척도는 담배소비자가에서 각종세금과 유통마진을 제한 순 매출단가라고 할 수 있으며 고가담배의 판매비중이 늘어날수록 순 매출단가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흡연인구감소로 담배판매량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고가담배 매출비중의 증가로 순 매출단가 상승을 이끌어 매출 상승을 이루어내고 있다.

KT&G의 내수담배 순 매출단가 추이를 보면 2000년 346원, 2001년 380원, 2002년 441원, 2003년 505.6원, 2004년 555.2원, 2005년 563.3원, 2006년 592.1원, 2007년 617.5원, 2008년 1분기 640원으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이는 독점기업으로서의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매년 제품가격인상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격상승에는 지속적인 고가담배 판매비중의 확대와 저 타르제품의 증가도 상당부분 기여했다. 또한 원가의 80%를 차지하는 원재료에 있어 2001년부터 국산잎담배 의무매수제가 폐지됨에 따라 국산잎담배보다 반 이상 저렴한 수입잎담배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KT&G 순매출단가추이, 단위 : 원


◆성장성과 수익성 동시에 갖춘 한국인삼공사

KT&G의 100%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는 정관장이라는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국내 홍삼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이와 같은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홍삼시장의 수혜를 최대한 누리고 있다.

정관장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이외에 한국인삼공사는 원재료인 6년근 홍삼의 확보라는 강력한 진입장벽도 갖추고 있다. 6년근 홍삼은 생산비가 비싸고 재배기간이 길어 대규모의 자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쟁사의 경우 6년근 홍삼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

한국인삼공사의 이익추이를 살펴보면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순이익이 197억원에서 1283억원으로 증가하여 8년 동안의 연평균 순이익증가율이 무려 68.84%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4년간은 순이익이 연평균 23.34%씩 증가하고 있다.


KT&G는 인삼공사 IPO를 성장률이 감소하는 때로 미루고 있는데 그때까지의 성장 과실을 100% 지분율로 독점하겠다는 의도로 판단된다.
한국인삼공사 순이익추이, 단위 : 억원


◆유휴부동산 개발사업 통한 자산의 수익가치화

KT&G는 개발 가능한 유휴부동산으로 제조창부지 4곳과 원료공장부지 4곳, 그리고 기숙사부지 1곳 등 총 9개소의 유휴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KT&G는 이 9개 유휴부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수익가치화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동대문 인근 토지를 개발하여 영업이익 800억원이 발생했고 개발이 시작된 전주창의 경우 3년간 8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창의 경우 5년간 약 65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수원창과 청주창 역시 향후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KT&G는 유휴부동산 이외에도 임대목적 부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서울의 5개 주요부지의 경우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하여 임대수익을 확보할 예정이다.

◆담배수출은 제2의 성장동력

기존의 KT&G의 수출물량은 90%가 중동과 중앙아시아였으나 올해 터키공장 완공과 러시아, 이란공장 착공 등으로 수출처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수출비중은 작년 수량기준으로 30%를 넘어섰고 금액기준으로 15%를 넘어섰다.

수출시장은 역성장이 진행중인 국내시장에서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인데 동사의 미미한 세계시장점유율과 내수 순매출단가의 36% 정도에 불과한 낮은 수출 순매수단가를 고려할 때 성장의 여지는 많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중동과 러시아에 4500억원 이상의 수출계약을 체결하였다.

◆마스터플랜에 의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

KT&G는 2006년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였는데 주요 내용으로는 향후 3년간 배당가능이익 1조원과 향후 3년간 추정 잉여현금흐름 1조3000억원 범위 내에서 시장여건과 주가수준을 고려하여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추진현황을 보면 2006년 자사주매입 8578억원, 배당금 3197억원을 지급하였고, 2007년 자사주매입 2694억원, 배당금 3404억원을 지급하였다. 나머지 약 22% 부분은 올해 자사주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환원됨으로써 중장기 마스터플랜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KT&G는 안정적인 내수시장 독점력에서 나오는 캐시플로 창출력과 보유부동산에서 나오는 자산가치와 안정성, 자회사 인삼공사와 수출에서 나오는 성장성, 그리고 매력적인 주주정책 등 이상적인 기업의 모든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제품의 사회적 해악성 논쟁과 밸류에이션을 논외로 할 경우 국내의 회사 중 완벽한 기업의 모습에 가장 근접한 회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