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품시장 하락세…투자 자본, 다시 증시로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7.09 16:20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제 상품 가격의 터닝이 시작된 것인가.

석유 금 구리 밀 등 19개 품목으로 구성돼 원자재 가격의 지표로 쓰이는 ‘로이터제프리CRB지수'가 8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2.8% 하락하며 지난 3월 19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우선 유가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국제유가(WTI)는 8일 4개월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 배럴당 130달러대 중반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틀새 무려 9,25달러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초 미국 중서부를 휩쓴 폭우로 미국 주요 곡창지대가 물에 잠기며 오르기 시작한 곡물가격도 최근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옥수수 가격은 26%, 대두 가격은 15% 뛰는 등 곡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해 왔다.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에서 동부 펜실베이니아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내린 단비로 곡물 수확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져 곡물가격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금 가격은 5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구리 가격도 2달래 최대낙폭을 기록하는 등 주요 원자재 상품의 내림세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며 상품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가지 변수는 원유와 곡물가 하락이 날씨에 의해 많이 좌우됐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베르타'(Bertha)가 유전지대를 피하고 곡물가 하락도 적절한 강수량과 온도라는 날씨 덕분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상품시장 변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상품시장의 장기 안정을 이끌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엔 최근 하락세가 힘에 부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과열된 상품시장을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달러화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최근 달러화 안정을 뒷받침할 기반이 서서히 조성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우선 당분간 달러화 약세를 초래할 악재가 없다는 점이 달러화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금리인상을 하면서 매를 미리 맞았다는 안도감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것이다.
ECB가 당분간 현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FRB도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달러화 강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8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 3월 도입한 월가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을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강세로 돌아선 달러화, 주춤거리는 상품시장에 현재 주가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자금이 증시쪽으로 흘러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 전세계 증시는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증시지수도 지난 6개월간 11.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3.8% 하락했던 지난 1982년 상반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가 빠질만큼 빠졌다는 인식은 주식 매수 시점이 임박했다는 공감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36%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71%와 2.28% 오르는 등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악재는 아직 남아있다. 9일 이란이 미사일 실험 발사를 강행하면서 부각된 중동 정세 불안요소가 투자자들 인식 속에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제라도 중동지역의 불온한 움직임이 국제 상품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투자자들 머리속에 각인 시켜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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