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끝장개입', 세자리 환율 목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7.09 15:22

(상보)재정부-한국은행, 공조 개입

- 원/달러 환율, 한때 900원대
- 당국 "시장 생각보다 더 아래"··고강도 개입
- 달러공급 확대 위해 공기업 해외차입도 전면 허용

'끝장'을 보려는 모양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차례로 나서며 원/달러 환율을 단숨에 1000원선까지 주저앉혔다. 한때 900원대까지 끌어내리기도 했다. 정부와 한은이 바라는 환율 수준이 세자리 수임이 확인된 날이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2원 내린 1026.5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후 12시45분쯤 한은의 개입 물량이 쏟아지면서 낙폭을 키우기 시작, 1시쯤에는 1000원선을 깨고 998.9원까지 내려앉았다. 전날에 비해 30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이후 환율은 1010원대로 반등했지만 이번에는 재정부가 개입에 나서면서 한때 1000원 아래로 다시 밀렸다. 결국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7.8원 폭락한 100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정부와 한은 구두개입도 차례로 단행했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실개입 직후 "기획재정부와 함께 발표한 외환시장 안정대책에서도 밝혔듯 수급 사정이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환율 상승 기대 심리는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국장은 또 "환율은 시장 자체적으로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비롯된 환율 상승 기대 심리가 남아 있으면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고강도 개입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곧 이어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도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은 이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방적 기대 심리가 불식될 때까지 추가적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당국의 개입은 거래량이 적은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특히 효과가 컸다. 서울 현물환 시장 뿐 아니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화(NDF) 시장에서도 개입이 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개입이 1∼2곳의 창구를 통해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날은 3곳 이상에서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이번 개입을 통해 당국은 환율이 1000원선 이하로 떨어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외환 당국자는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세자리 수 환율까지 유도할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안 국장도 지난 7일 재정부와 ‘최근의 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견해’를 공동발표하면서 "그동안 정부가 어떤 수준을 유지하려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해 있을 때 정부가 오해라고 해명을 했다"며 "그 밑으로 가야하지 않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서도 충분히 알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지난 7일 개각에서 최중경 전 재정부 제1차관이 고환율 정책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된 가운데 '환율정책 실책론'이라는 정치적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환율 정책기조가 '하향 안정' 쪽으로 돌아섰음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물가안정'이라는 정치적 명분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도 당국의 고강도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든든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국부인 외환보유금을 헐어 환율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린다는 비판에서는 정부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달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581억달러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소진하지 않으면서도 환율 하락을 끌어낼 수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정부는 우선 외환시장 내 달러화 공급을 늘리기 위해 공기업의 해외차입을 원칙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이 경우 올 하반기에만 약 40억달러가 외환시장에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현행 법상 공기업은 해외차입 때 의무적으로 재정부와 협의해야 한다.

이밖에 정부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해외에서 달러화를 조달한 뒤 수입업체들의 결제대금으로 빌려주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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