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MSD,국내시장서 ‘백신전쟁’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8.07.10 08:31

자궁경부암,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 경쟁상품 다수 겹쳐

다국적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MSD가 국내 백신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GSK는 9일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 ‘로타릭스’를 발매했다. 지금까지 로타바이러스 백신 시장은 MSD가 ‘로타텍’이라는 제품으로 독점해 왔다.

로타바이러스는 5세이하의 소아에서 심각한 설사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 바이러스다. 생후 6~24개월의 영유아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지만 더 어리거나 늦은 연령에서도 발병할 수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시장은 잠재시장만 1000억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GSK는 지난 4일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의 시판허가를 받고 ‘가다실’제품을 판매중인 MSD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MSD는 지난해 9월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텍’과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을 출시했다. 지금까지는 MSD가 국내 시장에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GSK가 뒤따르는 형국이다. 두 회사는 로타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백신개발에 비슷한 시기에 착수하면서 수 년전부터 한판 싸움이 예고됐었다.

이들은 A형간염백신을 비롯한 주요 백신시장에서 경쟁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동일한 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 발매 직후 해외 유명학자를 초빙,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심포지움을 진행하는 등의 기 싸움을 벌여 왔다.


GSK 관계자는 “경쟁 제품이 많긴 하지만 백신시장을 함께 키워가는 입장”이라며 “분야가 겹치는 경우 상대방 회사 제품의 단점을 알리는 것보다는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백신시장은 낮은 마진율, 정부에 의한 가격 통제, 생물학적 제제로서의 유통과정 리스크에 대한 규제 등으로 시장진입이 어려워 소수의 몇몇 제약사들이 시장을 지배해왔다. 현재 백신시장의 대부분을 3개 다국적 제약업체인 GSK, MSD, 사노피파스퇴르사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이들 업체를 포함한 백신관련 매출 상위 5개 제약사가 세계 백신 매출의 약 63 %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백신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예방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적게는 수만원대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에 이른다. 보험의 재정문제가 백신시장의 성장을 막아왔던 셈이다. 하지만 ‘질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라는 예방의학 개념이 대두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 시장조사 전문 기관에 따르면 세계 백신시장 규모는 2004년 기준 약 9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연평균 15% 이상의 고성장을 통해 2010년에는 250억 달러 내외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으로 복합 백신, 바이러스 백신 등과 관련된 신약 개발로 시장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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