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유가급락, 美증시 반등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7.09 08:17

'투매=바닥' 입증… 외인 매수전환에 주목

뉴욕증시가 제대로 떴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1% 넘게 올랐다. 다우운송지수는 무려 5% 넘게 치솟았다.

국제유가(WTI)는 이틀째 급락했다. 전날 낙폭(-2.7%)을 뛰어넘으며 4개월래 최대폭인 3.77%나 추락했다.

구리도 3.95% 급락하며 사흘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갔다. 옥수수도 연일 3%대 급락세를 보였다. 전날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알루미늄은 4.93% 급락하며 전날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CRB 상품지수는 이틀간 5% 넘게 떨어졌다. 글로벌 인플레의 진앙지인 에너지와 금속 및 곡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전환기를 맞을 발판이 마련됐다.

그러나 유가 하락보다 더 큰 작용을 한 것은 버냉키 연준리(FRB) 의장의 발언이었다.
왜냐하면 WTI가 자정무렵 135.14달러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일저점을 기록한 후 2시간 후인 새벽 2시경 다우와 S&P500 지수가 또 다시 마이너스권으로 밀렸다가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미증시 상승을 이끈 것은 금융주였다.
씨티은행은 새벽 3시를 넘어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한 뒤 6% 넘게 올랐다. 9.3% 급등한 뱅크오브어메리카(BOA)도 상승폭의 절반 이상을 장후반에 이뤄냈다.
JP모간은 새벽 3시 이후까지 하락세를 보이다가 막판 1시간 반 동안 5% 넘게 급등했다.

전날 폭락했던 패니매(-16.2%→+11.9%)와 프레디맥(-17.9%→+13.0%)도 단숨에 바닥을 치고 상승 반전했다.

이처럼 미 금융주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지난 3월 도입한 월가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을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 때문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경우 투자은행에 대한 FRB의 직접 대출을 2009년까지 연장할 수 있으며 실패한 투자은행에 대한 연방 청산절차 설립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S&P500 변동성지수(VIX)는 23.15%로 추락하며 10% 넘게 하락했다. 지난달 5일 이후 최대폭 급락이다.

달러인덱스는 73선을 넘어서며 강세 재개 가능성을 피력했다.

미국의 소비 지표가 되고 있는 월마트는 3.9% 급등하며 다시 사상최고치인 60달러선을 넘보기 시작했다. UPS도 4.3% 상승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미증시가 최후의 순간에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 1500선 붕괴 우려가 말끔히 가시게 됐다.

차트분석과 밸류에이션상 과매도 국면인 상태에서 미증시가 오르고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배가될 수 있다.

전날까지 22일 연속 주식 순매도 행진을 펼치던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다면 무너진 수급은 물론 심리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600선이 무너지면서 예상 PER(주가순익배율)이 10배 이하로 떨어지는 가치함정(Value Trap) 국면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것은 2003년 이후 가장 극단적인 단기 급락세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코스피와 60일 평균주가와의 괴리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괴리 하위권역 1%수준(-14.66%)보다 낮은 -15.91%를 기록하고 있는데 과거 경험이 맞다면 99% 이상의 확률로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과대도 상태에서 밸류에이션이 더 없이 좋은 현재 증시가 반등할 경우 주도주를 찾는 부산함 움직임이 예상된다.

이도한 동양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급등한 수출주 가운데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 상승시 손절성 숏커버링이 촉발될 수 있는 종목이 기회가 많을 것"이라면서 현대차. LG전자, 삼성SDI, 삼성테크윈을 관심 대상으로 꼽았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물량에 민감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나 코스닥시장의 낙폭과대 우량주를 매수하는 것이 안정적일 것"이라고 권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틀간 17.7원 급락하면서 환율 안정세가 구축되고 주가도 상승 추세로 전환하게 되면 2개월 가까이 이어진 시장 충격은 일단락되는 셈이다.

다만 한가지, 미증시 상승세가 하루 반짝으로 그치지 말고 이날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줘야 하며, 유가 등 상품가격 하락세도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흐름으로 고착화돼야만 V자 반등이 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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