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인수전, 주가하락에 웃는 후보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 2008.07.09 11:42

시가 기준 인수자금 한달새 1조원 이상 줄어

고유가 등 악재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지만 웃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포스코, GS그룹, 두산그룹, 한화그룹 등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5000억원 이상 줄어 인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한 업체 관계자는 9일 "그 동안 대우조선의 인수가격이 너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최근 주가가 빠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자신이 있다고 해도 너무 비싸면 곤란한게 사실"이라며 "대우조선 주가가 내려가면서 분명히 인수 희망 기업들의 부담도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도 "주가가 떨어진 현 상황이 찬스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우조선의 주가는 지난달 4일 4만8750원(이하 종가기준)을 고점으로 급락세를 탔다. 지난 8일 종가는 3만6100원. 한달새 25.9%가 내렸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조3303억원에서 6조9092억원으로 2조4211억원이 줄었다. 매각 대상 지분 50.37%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1조2195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부담도 크게 줄게 됐다. 시가의 100%를 할증해 베팅한다고 하면 지난달 4일 기준으로는 9조3994억원이 필요하지만 이제는 6조9604억원으로 줄었다.


물론 M&A에서 인수가격 산정에 시가총액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게 M&A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M&A 전문가는 "경매를 하더라도 1만원짜리 가격표가 붙어있는 물건에는 2만원을 베팅할 수 있어도, 5000원짜리 물건에 2만원을 베팅하기는 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시가총액이 줄면 인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인수 부담 완화는 인수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력이 약한 기업들의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판돈이 줄어들면서 해볼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높은 몸값 때문에 인수를 망설이고 있는 다른 잠재 후보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TX그룹 등 대우조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높은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강덕수 STX 회장의 경우 "대우조선이 좋은 회사인 것 만은 분명하다"며 여러차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주가 약세를 감안해 산업은행이 매각 시기를 늦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 당사자인 산업은행 입장에서 보면 대우조선의 주가가 높을 때 팔아야 좋겠지만 이미 조기 매각을 선언해놓은데다 민영화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 눈치를 보면서 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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