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바쁜 국민銀, 여기저기 지뢰밭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8.07.08 13:10

주가하락·매수청구권 겹쳐 비용 부담 우려…황영기 회장 선임도 평가 갈려

리딩뱅크 굳히기를 목표로 한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우려 등으로 급락하고 있는 주가와 황영기 지주사 회장 선임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우려 등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8일 오후 1시9분 현재 전날보다 7.48% 내린 5만57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하락율은 지난 3월17 ~ 18일 연속으로 5.3%, 7.3% 떨어진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신한지주, 우리금융이 4.5%, 3.9% 떨어지고 있는 것과 비교해서도 낙폭이 현저하다.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은 각각 1.9%, 4% 하락 중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의 금융위기 우려 등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주와 국내 은행주의 약세에 국민은행의 매수청구권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주사 체제 전환과 관련해 반대하는 주주들에게는 6만3293원에 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공시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6만원선을 밑돌면서 주주들의 반대의사 행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은행 주주들은 다음 달 4일까지 주가 상황을 봐가며 주식매수청구를 위한 반대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JP모간은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략은 바람직하지만 최근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을 밑도는 것은 지주사 전환에 악재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표가도 6만원으로 하향한 상태다.

또 외인 지분이 75%에 육박해 해외펀드 등이 주식매수 청구권 등을 차익실현과 현금확보 수단으로 삼을 경우 수조원대의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 주주의 20%가 주식매수를 청구할 경우 국민은행이 지급해야 하는 대금은 4조원대로 추정된다.

반면 주식매수청구권이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긴 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국민은행이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이슈로 주가하락 위험이 제한적인 가운데 안정적인 2분기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영기 지주사 회장 선임에 대해서 외국계 증권사가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것도 부담이다. JP모간은 "강정원 행장 대신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KB금융지주의 회장으로 내정한 이사회의 예측 밖의 결정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황영기 회장 내정자의 정치적 영향력 등을 감안해 향후 인수합병(M&A)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국내 증권사들의 시각과 배치되는 것이다.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외인 매매의 움직임에 주요한 영향을 주는 외국계 증권사의 의견이라 무시할 수는 없다"며 "외인들의 순매도와 기관들의 순매수 행보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단독]허웅 전 여친, 이선균 공갈사건 피고인과 같은 업소 출신
  2. 2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3. 3 "물 찼다" 이 말 끝으로…제주 간다던 초5, 완도에서 맞은 비극[뉴스속오늘]
  4. 4 "허웅이 낙태 강요…두 번째 임신은 강제적 성관계 때문" 전 여친 주장
  5. 5 "손흥민 이미지…20억 안부른 게 다행" 손웅정 고소 부모 녹취록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