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전면 등장한 韓銀..개입 패턴은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7.08 13:30

한은 정교한 속도조절+재정부 고강도 물량 공세 병행

이 기사는 07월08일(11:3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환당국이 시장의 쏠림 현상에 대한 강력 경고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가세하면서 환시 개입의 변화된 모습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다소 단순하고 거칠어 시장에 '패'를 읽혔던 것으로 평가됐던 기획재정부의 개입 방식에 미세한 조율자로서 한은의 역할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입 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은 기획재정부와 함께 '최근의 외환시장 동향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다. 외환당국의 또 다른 축인 한은이 새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한 것이다.

이는 지난 3일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은 총재, 박병원 청와대 수석의 회동에서 이뤄졌던 논의가 재정부와 한은의 입을 빌어 발표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대책 발표 이후 기자 설명회에서 "한은은 정부와 공동으로 외환시장의 불균형이 과도하게 형성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국장은 또 "환율을 어느 수준으로 가져가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해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지만 시장의 인식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 차원은 IMF 등에서도 용인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인 8일에도 그는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 기대심리가 없어질 때까지 강력한 조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개입 의지에 대한 강도를 높였다.

환율은 1030원대로 추락하면서 한은의 강한 의지에 화답했다. 구두 개입과 더불어 실개입도 병행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은의 개입 방식은 지난 몇 년 동안 환율이 꾸준히 하락할 때 봐왔다. 외환시장만을 전적으로 워치(watch)하는 팀이 별도로 구성, 외환시장 참가자들과 꾸준한 교류를 통해 정보 수집과 분석을 하고 있다.

또 은행들과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구체적인 외화 사정, 포지션 현황 등과 관련된 정보를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그리고 정밀하게 개입을 해왔다는 평을 받았다.


방식은 레벨을 두고 한꺼번에 강력하게 개입을 하는 것보다는 장중 은연중에 속도 조절을 하는 식이었다. 일명 '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일컬어진다.

한은 역시 외환시장 대책 발표 이후 기자설명회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언급했다. 정부와 공동 외환전략을 펼치는 데에 한은의 역할이 시사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재정부는 기존의 고강도 물량 공세를 펼치고 한은이 속도조절 개입을 병행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한 것이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전일 기자설명회 자리에서도 "과도한 심리 쏠림을 바로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의 강도 높은 외환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그동안 고강도 개입을 지속해왔던 재정부에, 한은의 미세한 속도 조절이 가미되는 더욱 정교해진 개입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그동안 재정부가 주도했던 환율정책에 한은이 가세하면서 좀 복잡해질 것 같다"며 "그동안 가두리 식으로 레벨을 설정해놨던 환율 정책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딜러는 개입 강도가 세지기는 하겠지만 특정 레벨을 사수하는 식의 개입 방식은 변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임지원 JP모간 이코노미스트도 "재정부와 한은의 외환정책 공조가 상당히 강해진 것"이라며 "환율 레벨을 사수하는 식의 개입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시장 개입에 대한 권한을 한은에 집중시킨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최중경 재정부 차관이 환율 문제로 경질되면서 불거져 나온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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