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줄자 잉여 투자 재원도 "뚝뚝"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7.08 12:00

'저축-투자 갭' 98년 59조에서 지난해 10조로

국내 잉여 투자재원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투자 증가 보다는 저축 감소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8일 '우리경제의 투자여력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경제의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저축-투자 갭이 지난해 10조9000억 원으로 지난 98년(59조2000억 원)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저축과 투자 갭은 총저축에서 국내 총투자 금액을 뺀 것으로 잉여 투자재원을 말한다. 그 만큼 향후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잉여 자금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투자 확대를 제약할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저축-투자 갭은 지난 97년 마이너스를 보이다 98년 59조2000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이후 2004년 34조8000억 원으로 떨어졌고 이후 2005년(21조6000억 원)과 2006년(11조6000억 원) 등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한은은 "2000년대 들어 기업의 투자여력은 크게 확대됐지만 이는 대기업에 국한된 현상"이라며 "중소기업은 현금비중이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고 오히려 영업위험 대비 현금보유비율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잉여 투자 재원이 축소되는 원인이 투자 증가 보다 저축 감소 때문이어서 걱정이 크다. 총저축 증가율은 지난 98년~2004년 중 6.7%였으나 2005년~2007년 중에는 0.5%로 6.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국내총투자는 같은 기간 2.1% 감소에 그쳤다.


한은은 아직까지 총저축이 국내총투자를 초과해 소요 투자재원을 경제 주체들의 저축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향후 개인부문의 저축 부진이 심화되면 국내 잉여 투자재원이 고갈돼 기업투자 확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개인 저축률 하락의 요인인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해외 소비 급증, 고령화의 급진전 등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고 한은은 밝혔다. 아울러 대기업 투자성향을 제고하고 중소기업 투자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기술력을 갖춘 중소 부품 및 소재 업체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은은 또 기업 투자여력 확충은 영업이익 확대에서 나오는 만큼 시장개척과 신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 등에도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98년 당시에는 저축도 문제였지만 기업 투자가 급격히 위축돼 저축-투자 갭이 컸었다"며 "잉여 투자 재원은 너무 많아도, 적어도 걱정이지만 잉여 투자 재원이 줄어드는 원인이 투자확대보다는 저축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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