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삼성전자 목표가 논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7.08 11:16

외국계 UBS "54만원·매도의견"에 현대證 "95만원·매수"

국내 시총 1위이자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 외국계증권사는 향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목표가를 54만원까지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 국내증권사는 외국계의 시각이 편향적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95만원의 높은 목표가를 유지하며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인 UBS는 지난 5일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의견을 내놨다. 근거는 D램 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2009년까지 초과공급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유럽시장의 경기 침체로 삼성전자의 매출이 급격히 저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UBS가 매도의견과 함께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54만원. 이는 올들어 삼성전자가 본격 반등을 시작하기 이전인 지난 3월3일 장중 저점 54만2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8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에 비해 1만2000원 하락한 60만1000원. 현 시점보다 10% 이상 추가하락한 주가가 삼성전자의 적정주가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전체 시가총액의 15% 이상을 차지하면서 코스피지수에도 영향력을 미친다. 시가총액방식(현재 시가총액/기준 시가총액×100)으로 지수를 산출하는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요즘같은 약세장에서 시총 상위주들이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지 않는 마당에 삼성전자가 급락하면 코스피지수도 힘겨운 행보를 걸을 수밖에 없다.

UBS의 의견은 삼성전자 주가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있다. 매도의견 이후 열린 지난 7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내내 공방을 거듭하다 2000원 내린 6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8일에는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전날에 비해 2.2% 내려앉으면서 60만원 지지도 자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현대증권은 8일 UBS의 매도 의견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김장열 연구원은 이날 UBS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 연구원은 UBS가 유럽과 글로벌 경기의 부진으로 2009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낮춰 잡은 데 대해 '억지춘향식'주장이라고 반박했다.

UBS는 실적 하향 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D램 가격이 25% 하락해 삼성전자의 마진이 2% 수준으로 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김 팀장은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생산비용이 35%가량 하락할 것으로 관망돼 마진은 10% 이상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플래시메모리는 마진이 4%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UBS의 예상처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격히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마진이 UBS주장대로 폭락한다면 삼성전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도시바 등 하위 업체들은 무조건 감산에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시바 같은 경쟁업체들의 감산에 들어가면 전세계 반도체시장의 40%를 석권하는 삼성전자에 물량주문이 몰려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UBS의 목표가 54만원은 '억지주장'이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적정주가 95만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UBS의 매도의견 이후 급증한 대차거래에 주목할 것을 귀띔하기도 한다.

80% 이상의 대차거래가 외국인에 의해 이뤄지는만큼 삼성전자의 주가를 떨어뜨린 뒤 차익을 챙기려는 속셈이 숨어있다는 의혹이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대차거래 움직임을 보면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음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원유거래를 많이 하는 골드만삭스가 유가 200달러 전망을 내놓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를 쥐고 흔들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 발표 이후 7일 삼성전자의 대차거래는 전체 거래량 52만3088주 가운데 12.8%인 6만7026주를 차지했다. 앞선 4일과 3일의 거래량 대비 대차거래량 비율 5.8%에 비해 배 이상 급증했다.

물론 대차거래가 급증했다고 외국계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판단키는 어렵다.

삼성전자 주식은 주가연계증권(ELS)와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다양한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에 UBS보고서 이후 대차거래의 급증만으로 외국계증권사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하지만 증시가 1560선마저 내준 채 맥없이 흐느적거리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부활이 증시의 반전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희망은 당분간 유효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