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협상대표' 민동석 차관보 사의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8.07.08 08:14

7일 개각 직전 사직원 제출

-"돌을 맞을 각오로 협상에 임해"
-장관이 물러나는데 남을 수 없어
-귀를 막은 사람들에게는 소용이 없어

'촛불 정국'의 불씨가 됐던 지난 4월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우리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민동석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민 정책관은 8일 "전날 개각 발표 직전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에게 사직원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 정책관은 "쇠고기 문제로 장관이 물러나는데 협상 대표로서 자리에 남아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결과가 어떻든 돌을 맞을 각오를 했다"며 "그래서 당초 외교부로 복귀하려던 계획을 미루고 비장한 각오로 협상장에 나갔고, 실제 협상은 피를 말리는 줄다리기였다"고 밝혔다.

또 "아무 대책도 없이 떠나는데 후회는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땅에 떨어진 명예를 언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심경을 피력했다.


민 정책관은 사직원 제출과 함께 농식품부 직원에게 '존경하는 농식품부 가족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편지도 남겼다.

그는 편지에서 "저와 농식품부 가족들은 피를 말리는 협상을 마친 뒤 갑자기 닥쳐온 정치적 광란의 파도에 휩쓸리게 됐다"며 "근거없는 괴담과 선전, 선동의 거대한 물결을 온 몸으로 거슬러 나갔으나 귀를 막은 사람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다"고 괴로웠던 심경을 토로했다.

또 "돌이켜보면 국제적, 과학적 기준을 근거로 협상했다고 해도 국민들에게 변화된 정부 정책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잘못을 부인할 수 없다"고 적었다.

민 정책관은 "모든 공과 과는 역사에 맡기기로 했다. 세상이 잠시 뭐라고 해도 진실은 그 자체의 힘으로 언젠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민 정책관은 외무고시(13회) 합격 후 1979년부터 2006년까지 외교부에서 통상기구과장.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협상 수석대표,휴스턴 총영사 등을 역임했다. 2006년 5월 김현종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의 권유로 개방직인 농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때는 농업분야 고위급 협상 대표를 맡았고, 4월 11~18일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도 수석대표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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