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곤-안병만' 교육 투톱의 앞날은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08.07.07 16:57
안병만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신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내정됐다. 지난달 20일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문화 수석도 교체돼 이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정진곤-안병만' 투톱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이번 인사에 대해서는 경륜 및 화합 중시형 인사로 과거보다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많다. 그러나 '자율, 다양, 분권'의 새 정부 교육개혁은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김도연 장관, 업무파악 끝나기도 전에 '아웃' =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유임과 교체 사이에서 불안한 외줄타기를 하다 결국 교체 쪽으로 발을 내딛고 말았다. 취임 130일만이다.

이로써 교과부는 또 한 명의 단명장관을 기록하게 됐다. 역대 가장 짧은 임기는 노무현 정부 당시 이기준 전 장관으로 임명 6일만에 물러났다. 김병준 전 장관도 취임 18일만에 물러나는 등 노무현 정부 당시 교육부 장관 6명의 평균 재임기간은 9.7개월에 불과하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가 2004년 발표한 '한국 교육부 장관에 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만 해도 교육부장관 임기가 각각 22.4개월, 15.0개월로 꽤 긴 편이었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 들어 12.0개월로 줄었고, 김대중 정부 때는 가장 짧은 8.5개월까지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도 4.3개월로 스타트를 끊었으니 교육이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또 무색해졌다. 특히 김도연 장관을 물러나게 한 특별교부금 문제가 장관 경질 사유로는 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쇠고기 정국' 분위기 쇄신용으로 장관을 해임한 것은 두고두고 나쁜 선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 안정에 무게 실릴 듯..."개혁후퇴" 우려도 = 청와대가 의도한 대로 인적쇄신이 이뤄져 '이주호-김도연' 체제 때보다 교육계 갈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정부 교육개혁의 '기획가'인 이주호 전 수석의 경우 대척점에 있던 전교조뿐만 아니라 '우리편'이라 여겼던 교총으로부터도 외면당했다. 개혁정책을 너무 서두르다 손발인 교과부 공무원들로부터도 인심을 못얻었다.

그러나 정진곤 수석과 안병만 장관의 경우 아직 '적'들이 별로 없어 진심만 잘 전달하면 찢어질 대로 찢어진 교육계를 어느 정도 봉합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교총은 논평을 통해 "현장과의 소통 부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환영'보다는 '두고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분이 썩 나쁜 눈치는 아니다. 교과부 공무원들 또한 정 수석과 안 장관을 이주호 전 수석보다는 훨씬 편안해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에 적극 찬동했던 쪽에서는 '개혁 후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크게 냈다.

교원평가제 실시, 지역교육청 기능개편, 사학법 개정 등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이 성공하려면 '시스템 개혁'이 필수인데 새 교육수장들이 화합을 구실로 이를 도외시하면 개혁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명박 정부의 교육공약 마련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변화가 일어나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며 "평준화 옹호자들과 교과부 공무원들의 힘이 커지면서 교육감 등 중간층은 그대로 두고 일선 교사들만 두들겨 패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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