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숨죽인 정유업계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8.07.07 10:43
"이럴 때일수록 납작 엎드려 있어야죠."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는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정유업계의 표정은 미묘하다. 기름값이 오르면 오를수록 정유업계가 폭리나 취하는 것처럼 보는 시각을 우려한다.
 
올 2분기 정유업계의 실적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업계는 물론 증권가 전망도 밝다. SK에너지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개사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지난해 동기나 올 1분기와 비교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SK에너지의 경우 영업이익이 1분기 3991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65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내수 판매가 아닌 수출 증가가 실적 향상의 이유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도 최근 한 포럼에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정유산업은 2007년 매출 기준 52%를 수출하는 등 수익의 많은 부분을 수출을 통해 창출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유업계는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는 형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막대한 투자와 수출 확대 등 실적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노력도 국민들에게 곱게 보일 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을 앞세워 정유사를 전방위로 압박하지만 "때리면 맞아야지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기름값 인하'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시장질서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비등하지만 "정부와 맞서봐야 손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정유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기름값 인상의 주범으로 정유사를 지목하지만 억울하다"며 "휘발유와 경유 모두 세금과 유통비용을 빼고 나면 국내 공장도가격은 수출가격보다 낮고, 수입가격과 비교해도 낮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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