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시대, SO도 뭉쳐야 생존"

대담=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 정리=김은령, 사진=송희진 | 2008.07.07 10:22

[머투초대석]오광성 한국케이블방송協 SO협의회장

ⓒ송희진 기자 songhj@
악수를 하다 하마터면 '악'하고 비명을 지를 뻔했다. 맞잡은 손을 황급히 빼면서 눈살을 살짝 찌푸리니 "아, 죄송합니다. 살짝 잡는다는 것이 그만…"이라며 당혹한 표정에선 강한 손아귀의 힘과 전혀 다른 부드러움이 넘쳐난다.

오광성 한국케이블방송협회 SO협의회장과 첫 대면은 이렇게 시작됐다. 오 회장은 오랜 세월 검도로 단련한 손아귀의 힘만큼이나 주장도 강했다. "혼자서는 못한다. 케이블업계(SO) 진영이 공동 대응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결연한 의지마저 엿보였다.

9년째 씨앤앰에 몸담고 있으면서 SO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오광성 회장. 그를 만나 SO의 생존전략과 유료방송시장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넷TV(IPTV)가 유료방송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보십니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IPTV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유료방송시장 규모가 커지고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IPTV가 유료방송시장 규모를 30% 이상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케이블방송 가입자가 1500만명이고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가입자가 200만명으로 총 방송 가입자는 1700만명입니다.

IPTV가 등장해서 최소한 500만 가입자 정도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현상이 나타나면 곤란해집니다. 한정된 시장에서 서로 출혈경쟁을 하는 경우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유료방송업체나 신규 유료방송업체 모두 수익이 줄고 마케팅비용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수익구조가 취약하면 당연히 투자가 줄어들 것이고, 이로 인해 콘텐츠 질이 급격히 나빠지겠지요.

―시장규모를 키우기 위한 최우선과제는 무엇인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대형 통신사들이 방송시장에 진출하면서 지배적 전이가 일어나면 곤란합니다. 통신사들이 방송을 끼워파는 상품으로만 여긴다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대형 통신사가 유료방송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또는 사업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겁니다. IPTV 시행령에 회계분리를 규정했지만 이는 사후조치에 불과합니다. 회계분리를 하더라도 지배적 전이나 불공정행위가 나온다면 바로 사업분리를 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송희진 기자 songhj@
―IPTV에 대한 케이블업계의 대응전략은.

▶결합상품입니다. 시장이 융합시장이 되면서 결합상품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TV·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VoIP) 3가지 결합상품(TPS)만이라도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것만이라도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안된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VoIP 번호이동성제도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완벽한 개념의 번호이동성제도가 되고 통신사업자들이 접속료 산정 등을 공정하게 해준다면 SO의 결합상품도 경쟁력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동전화까지 포함한 4가지 결합상품(QPS)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동전화가 통신비 지출에 차지하는 비율이 대단히 높습니다. SO 쪽에서는 QPS를 위해 가상이동사설망(MVNO)과 와이브로, 이동통신사와 제휴 3가지 방법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대안을 놓고 실현 가능성, 경제적 타당성 등등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할 겁니다.

―케이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협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SO가 혼자 '플레이'해서는 절대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국 77개 권역의 백본망(기간망)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백본망을 연결해 채널을 공동으로 송출하면 송출비용은 현재 비용의 30%면 족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디지털케이블 공동광고도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지난해 공동으로 100억원의 비용을 마련해 광고를 진행한 결과 효과가 컸다는 판단입니다. 그래서 올해도 공동 진행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협회는 케이블TV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방법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시청자 민원을 잘 반영하는 것입니다. 얼마전 부산에서 열린 '케이블TV쇼' 행사에서 고객만족 세션을 처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고객만족 강령도 제정하고 있습니다. 협회 차원에서 이런 노력을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경쟁 활성화 차원에서 규제완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어떤 방향으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케이블TV와 IPTV의 비대칭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현재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77개 권역 가운데 5분의1, 매출 33% 이상을 소유할 수 없습니다. 반면 IPTV는 소유제한이 가입자의 3분의1 이상으로 방송법보다 완화돼 있습니다. 케이블TV 규제완화는 우선 이 권역소유제한부터 풀어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IPTV와 케이블TV의 공정경쟁이 가능합니다. 또 디지털 전환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도 지원해야 합니다. 지상파 난시청 해소를 케이블TV가 하고 있는데 케이블의 디지털 전환이 제대로 안된다면 2012년 아날로그방송이 중단되는 순간 TV를 제대로 시청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 셋톱박스 비용 인하를 위해 케이블카드 분리 의무화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현재 기술고시에서 셋톱박스에 탑재되는 케이블카드 분리를 의무화했는데 이 비용이 2만원씩 더 들어갑니다. SO에서 고화질(HD) 셋톱박스를 공동구매로 11만원에 공급받고 있는데 2만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셈입니다.IPTV의 경우 분리 의무화를 유예했기 때문에 케이블도 동등한 수준으로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입니다. 중장기적 계획을 정확히 제시하고 실행해야 사업자들이 믿고 투자를 합니다.

ⓒ송희진 기자 songhj@

―채널사업자(PP)와 SO의 관계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허가제로 운영되던 PP의 진입규제가 등록제로 바뀌면서 PP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예전에 70개 채널을 운영하면 채널이 남아서 2개씩 배치했습니다. 이제는 200개 넘는 PP가 등록하니까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심해졌습니다. 현재 이 문제는 심각합니다. 협회는 SO협의회와 PP협의회간 갈등이 나올 때마다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SO와 PP는 동반자입니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기본 생각입니다.

손익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 즉 전국 SO망 연결같은 비용을 낮추는 작업도 PP와 공생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SO협의회장으로서 개인적인 각오와 계획이 있다면.

▶케이블업계에 몸담은 지 9년째입니다. 협의회장은 2번째입니다. SO회원사가 99개나 됩니다. 참 많습니다. PP나 협력사도 관련돼 있어서 이해관계 조정을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협의회장으로서 가장 주력한 것은 회원사 간 의사소통이었습니다. SO 대표자들끼리 월례회의를 만들었습니다. 매년 SO 최고경영자 워크숍도 시작했습니다.

수시로 정보교환을 하고 용역 연구과제도 많이 합니다. 분기별로 임원회의를 열고 매달 운영위원회 분과위원회도 개최합니다. 공동으로 이슈를 공유하고 공동전선을 펼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회의체 모임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공동으로 대응하는 노력을 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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