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의 금리인상과 환율 그리고 전망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7.05 10:46

금리인상불구 유로화 약세 돌변…ECB 추가 인상 안한다?

최근 1개월간 국제 금융 시장에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이슈는 바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여부였다.

그만큼 ECB의 행동 하나 하나가 환율과 유가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

지난달 5일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밝힌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하자 시장은 이를 약달러 지속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는 달러 약세를 다시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3일 ECB는 시장 기대대로 기준금리를 4%에서 4.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이전과는 달랐다. FRB와 ECB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시장은 오히려 정반대로 움직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CB가 이번에는 경기에 대한 우려로 다음 회의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 유가와 직결되는 환율, 달러 강세로 반전

최근 환율은 유가와도 직결되고 있다.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경우 헤지투자자들이 원유나 상품 시장으로 몰려들어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대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경우 유가는 하락한다. 원유 시장이 펀더멘털 뿐만 아니라 헤지 투자자들에게도 크게 영향받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ECB가 다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으로 ECB 금리 결정 이후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달러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주간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유로 환율은 ECB가 금리를 인상한 지난 3일 장중 한때 1.590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1.5699달러로 마감하며 지난주 1.5794달러에서 0.6% 하락했다. 달러는 지난 4월 22일 사상최고치인 1.6019달러를 기록한 이후 강세로 돌아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칼리온의 외환투자전략가인 다라 마허는 "트리셰 총재가 시장보다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유로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지만,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어떠한 선입견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 유로화 당분간 약세 압력 받을 듯

BNP파리바의 외환투자전략가인 한스 쿠엔터는 "트리셰는 ECB가 다시 중립적인 견지로 돌아왔음을 확인시켰다"면서 "당분간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유로화 역시 당분간 약세 압력을 받을 것이란 사실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트레이더들은 트리셰 총재의 이날 발언 이후 ECB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줄였다. 이는 곧바로 유리보 12월물 금리를 5.28%에서 5.15%로 떨어뜨렸다.

ECB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은 유럽의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ECB는 지난 6월 4%에 달한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3일 금리를 인상하긴 했지만, 금리 인상이 경제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비등했다. 독일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달 4.8%에서 3.5%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지난 2005년 8월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다.

코메르쯔방크의 외환투자전략가인 루츠 카포위츠는 "트리셰 발언 이후 유로가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미국 경제 지표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역시 달러화 강세도 오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시장이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FRB가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 여부도 환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달러 강세는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율 시장의 향방을 지켜보는 것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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