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축하합니다"…황영기 "우린 투수·포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8.07.04 18:48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역할분담으로 시너지 극대화"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4일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잡힌 성장을 이뤄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강정원 국민은행장과는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황 내정자는 이날 머니투데이와 전화통화에서 "은행의 수익성 저하와 비은행 부문의 도전이 국내 금융계 재편의 화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은행 수익성 저하에 대처하려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비용을 줄이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외환은행 뿐 아니라 국책은행 민영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리금융그룹을 중심으로 거론되는 메가뱅크(우리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 구상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현재 300조원인 자산규모를 500조원대로 끌어올리고, 국책은행 민영화 등 금융산업 재편의 중심에 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산규모 124조원대인 기업은행만 인수하더라도 우리은행은 업계 1위인 국민은행을 크게 추월하게 된다. 국민은행 입장에서는 신한, 우리 등 금융권 '빅3'간 경쟁에서 자칫 후발주자로 밀릴 수 있는 상황이다.

황 내정자는 "국민은행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뛰어나 조금만 힘을 보태면 굳건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하반기부터 국내 금융시장은 새 선장을 각각 맞이한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그룹간 치열한 M&A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한 황 내정자는 비은행 부문에서 △자산운용 △증권 △보험 △여신전문업 △PEF(사모펀드) 등 5개의 사업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단순한 예대마진 중심의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KB금융지주의 경우 은행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비은행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지 않는, 은행 중심의 성장전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내정자는 은행장과의 업무 충돌 가능성에 대해 "오히려 시너지가 충분히 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라고 일축했다. 그는 강 행장과의 사이를 '이를테면 수십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호흡을 맞춰온 투수와 포수'라고 비유했다. 지난 83년부터 함께 근무하고 인연을 쌓아온 덕분에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강 행장은 은행의 수익성을 보호하고 발전시켜 리딩뱅크로 만들고, 나는 비은행 부문 역량강화와 그룹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주력해 역할을 철저히 분담할 것"이라며 "강 행장과 대화를 나눴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 행장은 황 내정자를 선택한 이사회 직후 "회추위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황 내정자에게 직접 전화해 "축하한다"고 인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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