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유가별 투자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7.04 11:08

유가 180달러→지수 1320 하락…110달러→IT 보험 제약 투자

국제유가에 따라 국내증시가 춤추고 있다.

미국증시와 유럽증시가 상승 반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4일 전날에 이어 장중 1600선이 재차 무너지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여기에는 종가기준으로 배럴당 145달러를 넘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한 두바이유 등 국제 원유가격의 상승세가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심화되고 모든 증시의 관심이 고유가에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유가 → 인플레이션 부담 → 소비침체 → 경기악화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라는 전형적인 경제의 악순환 외에도 △고유가 → 기업원자재 부담 가중 → 정부의 가격제한책 심화 → 기업실적 악화 △고유가 → 에너지 투기세력 강화 → 실물자산중 원자재 중심 투기만 가속화 → 주식시장 상대 침체라는 다양한 증시의 변화 흐름이 유가에 달려 있는 상황으로 몰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가의 향후 변화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같은 예측불가능성이 모든 변수들을 휘젓는 동안 증시에 대한 대응이 공격적이기 힘들다. 예단을 전제로 한 대응은 리스크를 가중시키기 때문에 유가의 하향안정화 이전에는 공격적 반응을 펼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루하게 이어지는 조정장에서 유가의 흐름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재편을 권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상황이 국제유가를 제외한 부분에서는 안정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유가 변동에 따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6월 중순이후 유가를 제외한 증시 및 실물경제는 안정을
찾는 방향으로 전개중이다.

미국의 단기자금시장은 단기금리 스프레드가 150.7bp에서 79.7bp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4.0%에서 4.25%로 25bp 인상 이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의 후퇴 시사로 유럽발 유동성 위축 우려도 진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코스피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도 10배를 밑도는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기업실적 기대치는 상향(15.3% → 17.6%)중이며 7월 이후 연기음이 174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자금 집행도 빨라지고 있다.

수급에서도 주가 하락세가 본격화한 지난 5월20일 이후 국내펀드로 2조1400억원 가량이 순유입돼 대량 환매에 대한 우려감도 희석되고 있다.

각종 변수들을 점검해 볼 때 국제유가의 향방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점을 고려해 유가 단계별 시나리오를 내놨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는 현재의 '유지단계'에서는 지나친 투매대응은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투자전략으로는 에너지에 민감한 업종에 대한 축소는 불가피하며 경기둔감 업종과 실적 호전 기대 업종대표주로 대응할 것을 권유했다.

국제유가가 추가 급등세를 보여 180달러까지 치솟는 '급등 단계'에서는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1320선까지 추락할 각오도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금리상승형 업종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한다. 투자 종목은 경기둔감형 내수 대형주와 저 PBR주, 고배당주를 매수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이 가장 비중을 둔 단계는 유가가 110달러선까지 내려앉는 '하락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IT대표주와 보험, 제약, 내수경기 둔감형, 업종대표주를 사들이는 게 효과를 볼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급과 지역, 자연재해 등 문제가 현재 유가에 녹아있는 상태에서 최근 글로벌 곳곳에서 진행되는 수요위축 조짐은 유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유가가 80불대까지 급락하는 '폭락 단계'에서는 업종대표주 전반에 대한 공격적 매수를 시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 단계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150선까지 도달할만큼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됐다. IT업종 전반으로 매수세를 확대하고 다른 종목들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 뿐 아니라 다른 전문가들도 최근 상황에서 포트폴리오의 재조정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원유선물 시장 규제 리스크는 유가의 상승강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현재는 주가반등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이용해 포트폴리오의 재구축에 들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도 "추격매도보다는 관망 후 반등을 기다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CB의 금리 인상으로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예상되며 국제유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폭이 줄어드는 등 '기름값 상승폭의 둔화세' 조짐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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