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행장이 지주사 회장을 겸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던 탓이다. 막판 '황영기 카드'가 등장했지만 '설마'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온갖 방법과 수단을 강구해 황 전 회장이 오는 것을 막겠다"고 공언했을 정도다.
하지만 3일 밤 황 전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되자 망연자실하는 표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단 조직을 추스리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황 전 회장과 강 행장이 대립이 아닌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계도 국민은행 내부와는 다른 측면에서 황 전 회장의 컴백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무엇보다 황 전 회장이 우리금융 회장 재직 시절 강력한 업무 추진력과 영업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춰 국민은행이 저력을 되찾는다면 업계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을 갖고 있는 황 전 회장이 인수·합병(M&A)를 통해 세력 확장에 본격 나설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행장 역시 최근 "향후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겠다"며 외환은행을 포함한 국내외 은행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KB금융지주 간에 향후 금융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M&A 주도권 잡기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증권·보험 등을 두루 거친 황 전 회장의 전력을 놓고 볼 때 비은행 부문에서도 무한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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