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이번엔 명동성당에… '종교계 달래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07.03 16:21

(상보)염수정 주교, 정부 소통부족 지적·사제단 행보 우려

- 기독교 지도자 방문 이어 천주교 방문
- 불교·시민단체 지도자 면담도 추진

↑ 한승수 국무총리가 3일 명동성당을 찾아 염수정 주교를 만나 정국안정을 위한 천주교의 협조를 당부했다.
천주교·불교·기독교 등 종교단체들의 촛불집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승수 국무총리가 종교계에 협조를 구하고 나섰다.

한 총리는 지난 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 지도자를 방문한 데 이어 3일 명동성당에서 박신언 몬시뇰을 비공개로 예방하고 해외출장 중인 정진석 추기경을 대신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를 만났다.

한 총리는 "(촛불집회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듯 했으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이 참여하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하는 일에 협조를 많이 해달라는 뜻으로 찾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아무리 정책이 좋아도 국민이 이해를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소상히 국민께 설명을 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아울러 "정부는 지금 빨리 쇠고기 정국을 해소하고 국민이 힘을 합쳐 경제난국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난국을 해소하기 위해선 국민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하고 정부가 하는 일에 천주교가 많이 협조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염 주교는 이에 대해 "정부가 시간에 많이 쫓기는 것 같다"며 "정부가 의사소통이 부족한 상태에서 협상부터 너무 빨리 진행해 정부의 노력이 잘 전달되지 않은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염 주교는 또 "배는 암초에 걸리면 좌초되지만 사람은 조약돌에 걸려서도 못나갈 수 있다"며 "정부의 노력에 비해 잘 전달이 안 됐는데 대화하고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서 국민과 같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면담에서 염 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와 단식투쟁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염 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폭력양상으로 치달았던 촛불집회를 비폭력으로 되돌려 놓았지만 사제단의 미사나 단식투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교회 내부에 분명히 있다"며 "정의구현사제단도 이런 우려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상식적인 판단을 통해 행동의 형평성을 유지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사제단의 참여가 비폭력이라는 큰 결과를 낳았다"며 "앞으로 촛불집회의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 삼아 경제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 총리는 지난 1일 불교단체의 항의 시위로 무산된 조계종 총무원장 예방을 다시 추진하고 촛불시위과정에서 부상당한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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