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대세하락이 아닌 이유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7.03 11:33

기관 매수세·외인 지수선물 매수·대장주 삼성전자 건재

국내증시가 7월 들어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일 재정부의 긴축시사로 2.6% 급락했다. 이어 3일에도 국제유가의 144달러 돌파와 미국 다우지수의 1.5% 하락 등 악재로 3달여만에 1600선이 무너진 뒤 장초반 2%가 넘는 1580선까지 급락했다.

향후 초점은 2004년 이후 4년간 이어져 온 '대세상승장'이 '대세하락'으로 전환되는 지 여부다. 하지만 증시는 '아직 대세하락을 논하기에 이르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직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기관투자가의 매수세, 지수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건재함 과시 등이다.

기관은 3일 투신과 보험, 증권,연기금,사모펀드 등이 총동원돼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고 있다. 오전 11시 27분 현재 4112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매수를 위한 기관의 총동원은 3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기관은 4월23일 이후 처음으로 동시순매수를 단행했다. 이어 2일에는 종금사만 15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을 뿐 투신과 증권, 연기금 등은 매수세를 이어갔다. 3일에도 모든 기관이 매수를 기록하며 증시의 추가하락을 받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3일에는 프로그램 매매(4049억원 순매수)를 제외하고도 자체적으로 60억원 이상의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들은 동시순매수에 돌입한 지난 1일과 2일 삼성전자를 1735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국민은행(654억원)과 POSCO(486억원), 현대차(480억원)를 순매수 했다. 업종별 1등주를 집중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친 셈이다.

투신의 매수 여력이 아직은 충분한 점도 긍정적이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투신권이 보유하고 있는 유동 자산은 약 9조원으로 전체 시가 총액의 0.9%가 넘는 수준이다"며 "국내외 악재에 따른 모멘텀 부재로 증시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투신은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면서 1조7800억원을 코스피시장에 투입한 점을 고려하면 '실탄 사격'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의 지수선물 매수세 강화도 대세하락을 논하기 이른 대목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최근 하락장에서 지난 1일을 제외한 7거래일간 1만188계약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3일에도 1200계약 이상을 순매수 중이다.

증시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판단한다면 외국인은 19거래일째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는 코스피시장에 발맞춰 지수선물도 매도 우위를 보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수선물을 사들인다는 대목은 향후 국내증시가 크게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담겨있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최근 선물 순매수 추세에 대해 "코스피시장이 큰 폭의 추가 하락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일단 매도포지션을 거둬들이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견해다. 박 연구원은 "다시 신규매도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는 못한다"며 "하지만 지수선물의 매수는 국내증시가 추가 급락이나 대세하락으로 접어들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 지표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증시가 붕괴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속내가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매수에 담겨있다는 관측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견조한 흐름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7월 들어 주가가 1.8% 올랐다. 7월 코스피지수가 4.5% 급락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자금을 운용하는 미래에셋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미래에셋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는 5거래일 연속 13만2000주가 순매수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는 미래에셋뿐만이 아니다. 7월 들어 투신(997억원)과 연기금(368억원), 사모펀드(85억원) 등이 순매수하고 있다.

단순히 주가지수를 올리기 위한 매수는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기관들은 삼성전자를 저가매수 차원에서 적극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지수도 방어하고 싼 가격도 노린 '두마리 토끼'잡이를 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또 "오히려 일부 펀드에서는 최근 가격이 낮아진 대형주를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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