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트리셰, 금리 인상에 무게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7.03 08:10

오늘 0.25%P 올려 4.25% 전망

유럽중앙은행(ECB)이 3일 금융정책위원회를 열고 금리 조정을 한다. 인상이 유력하지만 일부에서는 성장 둔화 우려 때문에 금리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3일 고물가와 성장률 둔화로 금리 선택이 매우 어려운 시기이지만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역시 그린스펀 같은 금리 운용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스펀은 위기가 예상되면 '보험'을 선택하는, 전형적인 선제적 위기관리형 중앙은행장이었다.

리먼브러더스와 ING는 "트리셰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벤트에 대비한 보험을 선택하는 그린스펀식 전략을 취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는 만약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인플레 기대 심리가 더 높아지고 유로존 전체가 고통받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고물가를 견디지 못해 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인플레 고통은 더 심화돼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이런 상황에 대비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은 경기 둔화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고통이 더 심해질 것에 대비할 것인가, 경기 둔화를 막을 것인가, 미 연준보다는 덜 하지만 ECB에게도 이 결정이 핵심이다.

전문가들은 ECB가 다소의 경기 둔화를 감내하더라도 금리를 인상해 ECB가 우려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기가 예상되면 선제적,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바로 이런 스타일의 금리 운용으로 유명했다. 그린스펀은 특히 오버슈팅을 리스크관리에 가장 위협적인 요인으로 규정하곤 했다.


후임인 버냉키 역시 그린스펀의 유물을 받아들여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한 금리 인하를 공격적으로 단행했다.

리먼브러더스의 마이클 흄 수석 유럽경제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인플레 기대 심리가 여전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서 경기 침체가 온다 하더라도 ECB로서는 인상을 선택할 여지가 충분하긴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린스펀 스타일의 선제적 금리 대응은 후폭풍을 몰고 온 경우가 적지 않다. 2003년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45년래 최저치인 1%까지 낮췄지만 모기지 거품과 주택 버블을 키워놓는 결과를 낳았다. 그 보다 앞서 98년 러시아 디폴트 위기를 맞고 금리를 낮췄을 때는 99년 인플레이션 국면을 맞게끔 했다.

이 때문에 선제적인 금리 결정이 능사가 아니라고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컴버랜드어드바이저의 밥 아이젠바이스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 관리식 금융 정책은 경제를 미세 조정하려다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사이클을 팽창시키는 문제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와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상품 가격 상승분의 88%는 전체적인 물가 지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금리 인상이 오히려 인플레 기대감을 자극하고 결과적으로 경기를 둔화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부터 ECB가 경기 둔화에 직면해 금리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는 독일 시간으로 오후 1시45분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금리를 결정하고 45분 후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0.25% 금리 인상을 점쳤다.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4.25%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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