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기관의 손절매성 물량이 밀려들면서 장중 3.5% 까지 급락하며 증시는 '패닉'으로 치달았다. 그나마 장막판 동시호가에서 연기금 등이 대량 매수를 통해 낙폭을 상당히 줄였지만 공포의 여진은 이어질 여지를 남겼다.
인수합병(M&A) 대출규제를 실시하겠다는 정부발표로 관련주는 크게 내려앉았고, 향후 증시의 추가 하락을 우려한 개인의 손절매성 매물로 해당 종목은 폭탄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2일 전날에 비해 42.86포인트(2.57%) 급락한 1623.60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날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지난 2월 11일(3.29%) 이후 5개월만의 최대 낙폭이다. 이와 함께 5거래일 연속 내림세도 지속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해외 요인보다는 국내 정책당국의 발언이 급락을 부추겼다.
기획재정부는 '2008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관련 브리핑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여신 심사와 건전성 관리 강화, 대기업의 인수합병(M&A) 대출 억제 등을 뼈대로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금리인상 등 시장긴축으로 풀이되는 이같은 정책으로 증시는 투매가 일어나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607까지 내려앉으며 1600선도 위협받았다. 하지만 장막판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매수세가 밀려들며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정규시장에서 4326억원을 순매도했다. 18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도 1642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였다.
기관은 5544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순매수가 6377억원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기관도 8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들의 손절매성 투매가 두드러졌다.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매도가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개인 신용매매 비중이 높은 '옐로우칩' 중심의 매도세가 코스피지수의 급락을 부추겼다.
신용거래 잔액비중이 8.8%인 신성이엔지는 전날에 비해 11.5% 폭락한 5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광명전기(비중 7.3%)도 4.4% 급락했다. 케이아이씨(비중 6.7%)도 12.5% 떨어졌다.
이밖에 한양증권과 교보증권, 동양철관 등 개인 신용물량이 많은 종목들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향후 하락장을 예상하고 개인들이 신용융자 잔액을 맞추지 못하면 대량의 반대매매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손절매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의 손절매도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지난 3월 이후 증시 반등기에 1700~1800선에서 사들인 기관 축적물량이 장초반 1650선 이하로 급락한데다 정부의 긴축 발표가 복합되면서 서둘러 손절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라고 말했다.
M&A 대출 규제를 하겠다는 발표에 따라 관련주들도 몸살을 앓았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두산중공업과 POSCO, 한화 등은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금호산업과 STX 등 각종 M&A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오른 종목은 상한가 15개 등 91개로 집계됐다. 내린 종목은 하한가 7개 등 754개였다. 보합은 38개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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