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의정활동 접는 강재섭··이젠 '자유인'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7.03 07:16

경선·대선·총선까지 당 대표 역동의 2년...일보후퇴하지만 5년후 준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오늘(3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20년간의 의정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지난 2006년 7월부터 2년간 맡아온 당 대표직도 동시에 내놓는다.
 
강 대표에게 지난 2년은 정치인생 전부를 통틀어 가장 역동적인 기간이었다. 지난해에는 대선 경선을 치르며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된 계파 경쟁을 조율하는데 온 힘을 쏟아야 했다. 뒤이은 대선도 당 대표로서 만만치 않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올해 총선에서는 공천 파동이 불거지며 탈당 도미노가 일어났지만 '불출마' 카드로 맞서며 어쨌든 과반 의석 달성이란 성과도 거뒀다. 쇠고기 파동이란 복병을 만난 대표 임기 말기엔 청와대와 정부, 국민과 당의 '가교' 역할에 동분서주했다.
 
◇ 대표사퇴 카드, 경선 분당 위기 극복= 지난해 5월 강 대표는 "경선 룰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선 룰을 두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갈등을 빚고 있을 때였다.
 
일각에선 분당 위기까지 거론됐지만 강 대표의 '벼랑 끝 전술'은 통했다. 두 후보측이 여론조사 반영비율에 대한 이른바 '강재섭 중재안'을 수용, 분란 위기는 사그라들었다.
 
경선은 이명박 후보의 아슬아슬한 승리로 끝났다. 박근혜 전 대표는 "깨끗이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정치생활 중 박 전 대표의 아름다운 경선 승복이 가장 기뻤다"고 회상했다.
 

◇ 불출마 선언, '공천파동' 건너 과반달성 = 지난 3월 강 대표는 4.9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무더기 공천 탈락으로 계파간 갈등이 극에 달한 무렵이었다. 공천파동으로 당 지지도도 급락하는 위기 국면이었다.
 
당시 강 대표는 당 지도부의 공정 공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대표직을 던지겠다"고 했다. 공천 논란을 수습하지 않고는 총선 승리가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친박 인사들의 비판에 경선에 이어 두 번째 '벼랑 끝 전술'을 쓴 셈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153석이란 과반 의석을 얻었다. 강 대표는 4.9 총선 공천 과정을 "지난 2년간 대표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털어놨다.

◇ 자유인 됐지만 강재섭 시계는 5년 후= 강 대표는 정치현장을 떠난 후 당분간 경기도 분당 자택 사무실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강 대표의 '귀환'을 점치는 사람이 많다.
 
강 대표 본인이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5년 후 대권을 염두에 두고 긴 안목을 기르기 위해 '일보후퇴'하는 것이란 얘기다. '강재섭 총리설'도 여태껏 끊이지 않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당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한나라당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겠다는 마음만은 결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긴 여운을 남기는 이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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