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사기' 김종학에게 '리더십'이란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 2008.07.02 12:44

[박창욱이 만난 사람]김종학 김종학프로덕션 대표-②

연출자는 현장에서 마치 기업의 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 김종학 대표에게 자신만의 리더십에 대해 물었다.

“지난 30년간 현장에서 ‘독하게’ 연출을 했습니다. 하지만, 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관둔다고 하기 전에는 제가 먼저 관두라는 말도 안 했고요. 스탭들이나 엑스트라 연기자들 이름을 외워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강해보이는 이미지여서 의외였다.

“돈 많은 감독이나 제작자라고 해서, 매일 술 마시며 격려한다고 해서 리더십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리더십에서 중요한 건 위엄이 아니라, 실력입니다. ‘저 사람이 하고 하면 항상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믿음이 있으면 아무리 힘들어도 견딥니다. 사람들이 리더의 실력을 존경할 때,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연출 이야기를 할 때 유난히 눈이 빛났다. 마지막 질문으로 “지금 행복하냐”고 물었다.

“아니요. 전 아직 연출에 배가 고픕니다. 많이요. 앞으로 20년은 더 현역으로 뛸 겁니다. 지금도 새로 할 작품만 있으면 아직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30년을 했지만 지금도 ‘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연출을 합니다. 그런 근성과 집념, 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없어지는 날이 바로 제가 연출을 관두는 날이 될 겁니다.”

  

<김종학의 멘토는...>

김종학 대표가 주저없이 첫 손에 꼽은 멘토는 연출가 이병훈씨(왼쪽 사진)였다.

이 씨는 암행어사(1984), 조선왕조500년(1990), 허준(1999), 상도(2001), 대장금(2003), 이산(2007) 등을 만들어 ‘사극 연출의 달인’으로 불린다.
 
“제가 1984년 암행어사에서 이병훈 선배의 조연출을 했습니다. 당시 제 사수이셨죠. 그 때 옆에서 지켜 보면서 느낀 점은 바로 ‘근성이 대단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작품을 연출할 때 쏟아지는 에너지가 엄청났습니다. 제가 초년병 시절에 그 선배에게 배웠던 것은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이병훈씨에 대해 ‘나이 들어서 더 빛을 발휘하는 감독’이라고 했다. “이 선배의 동료였던 분들은 이미 연출에서 손을 뗀 지 오래인데, 그 연배에서도 정력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근성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 때문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계속 좋은 작품을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회사를 만들고 제일 먼저 한 일이 이병훈 선배랑 계약한 겁니다.”
 
그는 후배 감독들을 볼 때, “재능도 보지만, 집념과 근성을 더 보며 계약을 한다”고 했다. “그로 인한 단점은 돈(제작비)을 많이 쓴다는 겁니다. 후배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 때문이죠. 저를 보며 배운 후배들이니 ‘자업자득’일 밖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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