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전 사장이 이건희 삼성회장 옹호에 나선 이유는...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08.07.02 08:37

삼성사건 양형 증인 신문..2조원 사회 헌납·경영 쇄신안 등 강조

1일 진행된 '삼성사건' 6차 공판에서는 이례적으로 최학래 전 한겨레 사장과 손병두 서강대 총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 법정에 출석해 양형에 관련된 증언에 나서 이목을 끌었다.

변호인 측에서 증인으로 채택한 최 전 사장은 한겨레 사장 당시 이건희 회장을 개인적으로 만났던 것과 사장 퇴임 후 '삼성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임'(삼지모)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진술을 했다.

최 전 사장은 "한겨레신문 사장 당시부터 몇 차례 이 전 회장을 만나면서, 이 전 회장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내가 아는 이 전 회장은 아주 신중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전 회장이 한겨레신문처럼 삼성을 비판하는 신문에도 광고를 차별 없이 줘야 사회가 성장한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참 고맙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 삼성그룹 쇄신안이 나왔을 때 일반 국민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며 "비록 사회 여론에 몰려 재산 사회헌납을 약속했지만 그래도 그 돈이 소외지역 교육지원 사업 등에 쓰인다면 뜻 깊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전경련 상근 부회장을 역임, 경제 현장에 대한 현실감 있는 증언을 듣는다며 증인으로 채택했다. 손 총장은 삼성그룹의 독특한 경영체제가 갖는 경쟁력과 삼성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점 등을 중점 거론했다.

손 총장은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면 삼성그룹이 미래가 불확실했던 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당시의 투자가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전문경영체제를 주장하지만 오너경영과 전문경영인 체제는 상황에 따라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가 바뀔 수 있다"면서 "삼성 그룹의 경우 오너 경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또 지난 10여 년간 '삼성공화국' 논쟁을 주도해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 곽노현 방송대 법학과 교수 등도 양형증인으로 참석했다.

김상조 교수는 "기업 활동의 재량권은 폭넓게 인정해야 하지만 개별 거래 당사자의 독립적 지위와 충분한 정보에 기반 한 의사교환, 일탈행위에 대한 제재, 피해구제 가능성 등에 따라 다르게 평가해야한다"며 "지금 우리 현실은 재량권을 좁혀야 거래비용이 줄어드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변호인 측에서는 김 교수가 2000년대 초반에는 에버랜드 CB 발행으로 발생하는 피해가 회사 피해가 아니라 주주가 손해를 입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만큼 주장이 일관성이 없다고 공격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6월 진행된 공판 준비 기일에서 정상에 대한 참작사유도 객관적으로 증명하겠다며 특검 측과 변호인 측에 양형 증인을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변호인 측은 최 전 사장과 손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특검 측은 증인 채택을 하지 않았지만 재판부가 직권으로 김 교수와 곽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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