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금의환향 속내는...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8.07.01 15:32

3~7일 방한, 韓총리 직접 공항 나가 영접

-한승수 총리·유명환 장관과 '각별한 인연'
-韓총리 교체설에 쇠고기 추가협상 등 친정 어수선
-국회 개원 안돼 정상적 의전도 '불투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오는 3일부터 7일까지 방한한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후 첫 모국 방문이다.

정부는 최초의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총장을 맞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가 한창이다. 한승수 총리는 직접 공항에 나가 한때 외교부 후배였던 반 총장을 맞을 계획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총리가 직접 나가 국빈급을 맞는 행사는 거의 10년만이다.

반 총장은 방한 중 이명박 대통령, 한 총리,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각각 따로 만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외교관으로서 최고 직위에 오른 반 총장을 위해 정부가 파격적인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반 총장은 한 총리, 유 장관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반 총장은 한 총리가 유엔총회 의장이던 지난 2001~2002년에 한 총리를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다.

한 총리의 주미대사 시절에는 주미공사로, 장관 때는 차관으로 동거동락했다. 한 총리 입장에서는 '잘 키운 후배 하나 열 국빈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뿌듯할 터다.


유명환 장관에게도 반 총장은 남다르다. 반 총장은 장관 재직 시절이던 2005년에 필리핀 대사를 지내던 유 장관을 외교부 제2차관으로 발탁했다.

유 장관은 당시 차관으로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운동으로 외교부를 자주 비울 때 업무공백이 없도록 반 총장을 잘 보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 총장은 유 장관이 외교부 장관직에 오를 수 있게 끌어줬고 유 장관은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든든히 수행한 셈이다.

반 총장은 이번 금의환향에 가슴이 뛰겠지만 착잡한 심정은 금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관으로 모셨던 한 총리가 국정운영의 책임을 지고 교체설에 시달리는 데다 장관으로 몸 담았던 외교통상부가 쇠고기 추가협상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일부의 재협상 요구에 편치 못하기 때문이다.

또 유엔 사무총장으로 해결사 역할을 요구하는 '북핵' 문제가 북한의 원자로 냉각탑 폭파로 급진전했음에도 한국에서는 쇠고기 문제에 묻혀 버리고 북한은 통미봉남(미국과 통하고 남한과는 교류하지 않는다)을 고수하고 있어 안타까울 듯 싶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의 꿈을 키운 세종로 도렴동 외교부 청사는 광화문 촛불시위로 어수선한 정경을 연출하고 있어 옛일을 추억하는데 방해가 될 법도 하다.

여의도를 찾는 반 총장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국회 방문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 18대 국회가 열리지도 못했고 국회의장도 선출되지 않아 정상적인 의전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국회가 개원되지 못하다 보니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연장 동의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 총장은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 대외원조 등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야 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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