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2위 철광석업체 리오틴토 한마디에…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엄성원 기자 | 2008.07.01 12:02

포스코 등 亞철광업체 철광석가격 최고 97%인상 합의

'자원을 가진 자가 이긴다'

세계 2위 철광석 업체인 리오틴토가 아시아 철강업체들과의 철광석 가격 협상에서 요구 수준을 대부분 관철시켰다. '원자재 대란' 와중에 자원을 가진 광산업체들의 '위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1일 불룸버그 통신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아시아 철강업체들과의 철광석 가격 협상에서 최고 96.5%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사용 비중이 큰 분광 가격은 79.88%, 덩어리 형태인 괴광 가격은 96.5% 각각 인상됐다.

리오틴토는 지난달 23일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철강과 이같은 인상률에 합의했고 동일한 인상률을 포스코와 일본 철강업체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바오산철강이 먼저 합의를 하면서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인상률은 지난 2월 브라질 광산업체인 발레와 아시아 철강업체들이 합의했던 인상률 65%(분광 기준)보다 15%포인트 가량 높은 것이다.

통상 주요 철광석 공급사 중 한 곳이 철강업체들과 가격에 합의하면 다른 철광석 공급사들도 같은 인상률을 따랐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리오틴토, BHP빌리튼 등 호주 철광석 업체들이 추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발레사의 합의 이후에도 4개월가량 지루한 협상이 이어졌다.

호주 광산업체들은 브라질에 비해 운송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자신들에게 철광석 가격을 더 높여줘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철강업체들은 철강석 운송은 사는 쪽이 알아서 하는 일인 만큼 운송 비용을 감안해 더 비싸게 사달라는 요구는 "말이 안된다"고 맞섰지만 헤게모니를 쥔 광산업체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자재 대란으로 원료의 안정적인 조달이 철강업계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광산업체들의 위력은 장기적인 추세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철강회사들이 앞다퉈 광산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장 호주의 또 다른 대형 광산업체인 BHP빌리튼은 리오틴토가 합의한 인상률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외신 등은 전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대란으로 원료시장은 명백히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무리한 요구인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한 성격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인상이 포스코의 추가적인 철강 가격 인상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단행한 가격 인상에 이번 인상분이 대체로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경중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평균 인상률은 85%로 지난번 포스코 가격 인상 때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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