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보다 더 중요한 경력 관리

[경력관리 A to Z]연봉이 아니라 미래를 봐야

임원급 헤드헌팅을 전문으로 하는 필자에게 이직을 원하는 분들이 '과연 지금 내가 이직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에 대해 필자가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왜 이직을 하려고 하는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보상'이다.

다시 말해, 내가 회사를 옮기면 과연 지금 받는 연봉보다 얼마나 더 많이 받게 될 것인지, 그리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혜택이 얼마나 더 되는지가 일반적으로 이직 시 직장인들이 겉으로 드러내진 않으나,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다.

물론, 이직을 하는 데 있어서 금전적으로 얼마나 더 나은 보상을 받게 될지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직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직을 할 때 옮기는 회사에서의 경력이 개인 경력을 얼마나 향상 시킬 수 있는가와 그 동안 쌓아온 커리어에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옮기는 회사에서 자신이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지를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커리어를 위한 자산, 즉 인맥이나 업무지식 및 경험 등을 새로운 직장에서 활용하여,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결론적으로, 개인과 조직에 동시에 도움이 되는 이직이야말로 제대로 된 이직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일이다. 잘 알고 지내는 능력 있는 재무책임자(CFO) 한 분이 '어떤 조인트 벤처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는데, 연봉을 많이 주기는 하는데, 과연 옮겨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다'라며 조언을 구해왔다. 필자는 그 분에게 옮길 회사 상황과 마켓 상황을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본 후, 옮기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조언했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경제가 안 좋거나, 회사가 힘들 때 회사 내 CFO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며, 투자자들도 CFO를 신뢰하고 의지하게 된다. 필자가 판단했을 때, 당시 그 기업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었고, CFO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었다.

이미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여러 분야에서 재무 경력을 보유한 그 분이 해당 조인트 벤처 회사로 옮긴다면, 헤쳐 나가야 할 숙제가 많은 그 조직 내에서 역할을 충분히 완수해 내고, 또한 개인적으로도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대로, 그 CFO 분은 옮긴 회사에서 훌륭한 업적을 이룩하고, 1년 안에 CEO의 자리까지 오르는 성과를 이뤄냈다. 보통 재무나 인사 담당 임원분들이 CEO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 분은 커리어 관리를 매우 성공적으로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직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금전적인 부분만 고려한 섣부른 이직은 자신의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기며, 그 오점은 다음 이직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들이 흔히 헤드헌터들이 자신의 업무를 성공시키기 위해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사람을 쓸데없이 부추겨서 회사를 옮기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헤드헌팅은 Reputation(명성) 비즈니스여서, 좋은 평판을 얻어야 성공하는 분야이다. 당장의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후보자의 경력을 제대로 관리해 주는 헤드헌터야말로 제대로 된 헤드헌터이다.

'왜 이직을 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번 이직을 통해 연봉도 더 많이 받고, 내 커리어가 훨씬 향상 될 것이다'라는 답변을 할 수 있다면, 이직을 해도 좋을 것이다. 경력은 공들여 다듬고 노력해서 개발해야 한다. 잘 다듬고 개발된 경력은 궁극적으로 돈과 명예를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