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6년만에 '최악의 달'

김유림 기자 | 2008.07.01 05:42

한달 간 10.2% 하락… 2002년 9월 이후 가장 나빠

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뉴욕 증시는 윈도 드레싱 효과로 다우와 S&P500지수가 미약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나스닥지수는 3일째 하락하는 혼조로 끝났다.

펀드들은 방어적인 이슈를 가지고 있는 괜찮은 주식들 위주로 매집에 나서 분기 낙폭이 확대되는 것만은 막았다.

이날도 이란 핵긴장으로 유가가 143달러를 넘는 강세를 보이는 등 불안했지만 정유주와 광산주가 이를 호재로 상승하는 등 최근 하락이 계속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반발매수세가 지수를 간신히 상승권에 올려다놨다.

다우지수는 이날 3.5포인트(0.03%) 오른 1만1350.01로 마감했고 S&P500지수는 1.62포인트(0.13%) 상승한 1280으로 끝났다. 나스닥지수는 그러나 22.65포인트(0.98%) 떨어진 2292.98로 3일째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이로써 지난해 10월 최고점 대비 19.5% 하락했고 올 들어서는 14%, 2분기 동안만 7.4% 빠졌다.

6월 한달 동안으로 보면 다우지수는 10.2% 하락해 2002년 9월 이후 최악의 달로 기록했다. 가장 최악은 대공황기였던 1930년 6월(17.7%하락)이었다.

S&P500지수는 한달 동안 8.6% 하락해 역시 2002년 9월 이후 하락률이 가장 컸다. 나스닥지수는 9% 급락해 지난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추가 상각과 고유가 등 악재가 쌓여 S&P500지수가 당초 예상권의 바닥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당분간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업종 등 상대적으로 경기 둔감주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 유가 한때 143달러 돌파

국제 유가는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설과 이에 대응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으로 143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소폭 하락 마감했다.

미 해군 5함대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쿠웨이트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에 대비한 원유 수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혀 불안 심리를 다소 누그러뜨렸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은 전일 보다 21센트 하락한 배럴당 140.23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 정규장 개장전 시간외 거래에서 143.67달러까지 올라 사상 처음 143달러를 돌파했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올 상반기 45.9% 급등했다. 2분기 중에는 37.8%, 6월 한달 동안에는 9.9% 상승했다.

◇ H&R블록, 2년만의 첫 분기 순익

H&R블록은 모기지 대출 사업부를 윌버로스에게 매각한 영향 등으로 회계연도 4분기 순익이 5억4360만달러(주당 1.6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2.79% 상승했다. 2년만의 첫 분기 순익이다. H&R블록은 배당금을 주당 60센트로 3센트 올리고 20억달러의 자사주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속가능한 영업으로 벌어들인 순익도 6억9110만달러를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 6억6700만달러보다 많았다.

캠벨수프도 12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혀 상승했다.

◇ 금융주 여전히 불안

리먼브러더스는 끊임없는 매각 관측에 시달리며 주가가 8년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날은 리먼이 시가총액 이하 가격으로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급락을 부채질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날 10.97% 급락한 19.81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2000년 5월 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주가다.


블룸버그통신은 옵션 거래 동향을 보면 트레이더들이 리먼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계약은 7월물 20달러 풋옵션 계약(7월 옵션 만기일에 리먼 한주당 20달러에 팔 수 있는 계약)이다.

리먼은 리차드 풀드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16일 "회사는 매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총 이하 가격에 팔릴 것이란 관측이 일며 급락했다.

MBIA는 무디스의 등급 하향에 따른 마진콜 수요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으로 장초반 하락했지만 적극 부인해 5.28% 급등세로 돌아섰다.

MBIA는 마진콜과 지급 요청에 응할 자산을 74억달러 규모 수준으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MBIA는 지난달 무디스가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해 마진콜과 지급 요청 상황에 놓였지만 일부에서는 자금이 충분치 않아 지방채를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에드워드 채플린 MBIA 최고재무담당자는 "회사가 재무적인 긴장 상태에 놓여 있지 않다"면서 "지난 2분기중 자산운용팀에서 4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했기 때문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고 지방채도 매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달 19일 MBIA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2'로 5단계 하향 조정했다.

와코비아는 프루덴셜파이낸셜과의 조인트 소매증권 벤처 회사 지분을 되사들여야 할 지도 모른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로 4.25% 급락했다. 이와 별도로 와코비아가 배당금 삭감 위기에 직면했다는 관측도 악재가 됐다.

◇ 6월 시카고 PMI지수 예상비 호조

6월 시카고 구매자협회지수(PMI)는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였다.

시카고구매자협회는 6월 지수가 49.6을 기록해 전달 49.1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는 전달 보다 하락한 48.0이었다.

시카고구매자협회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경기 확장과 수축을 나타내기 때문에 예상 밖의 상승세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시카고구매자협회는 세금 환급 수혜로 소비가 반짝 늘었고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해외 수출 증가로 주문이 늘어 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마리아피오리니라이레즈의 조슈아 샤피로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수출 증가세가 당분한 견조하긴 하겠지만 소비 심리 위축과 주택시장 조정, 기업들의 재고 소진 욕구 등으로 제조업 성장세에는 다소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구매자협회지수의 지난해 평균치는 54.4였다.

◇ 달러, 5일만에 반등

미 달러화 가치가 5일만에 유로화에 반등했다. 달러 가치 하락세가 너무 길다는 부담감에 반발 매수세가 나와 반등에 성공했다.

달러 가치는 유럽중앙은행의 3일 금리 인상 관측으로 전날까지 4일 연속 유로화에 하락했다. 유럽이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는 3일에는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발표되는데 고용 시장이 악화됐을 것으로 전망돼 달러 가치가 이중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현지시간 오후 3시37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대비 0.31% 하락한 1.5743달러를 기록하며 4일간 상승세를 접었다.

엔/달러 환율은 0.09% 상승한 106.24엔을 기록해 달러 가치는 엔화에도 반등했다. 엔화 가치는 무디스가 일본의 엔화 표시 채권 등급을 'Aa3'로 한단계 상향한데 힘입어 유로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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