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대통령과 성패 함께할 당대표 필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7.01 09:06
"아름다운 미래가 당장 오리라곤 절대 생각지 않습니다."
 한나라당 차기 당권 후보인 공성진 의원은 대표적인 '미래학자'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지난 17대 총선 때 정계에 입문해 재선 고지에 올랐다.

공 의원은 대학 강단에서 '진정한 미래학은 최선의 현재학'이란 말을 자주 했다. '현실'을 외면하고선 '미래'를 예측하기도, 실천 과제를 제시하기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일까. 지난달 30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난 공 의원은 누구보다 솔직했다. 이른바 '친이계(친이명박계)'의 대표주자로 당권 도전에 나섰지만 공 의원은 여느 측근들처럼 '장밋빛 미래'를 논하지 않았다.

 대신 '이명박 정부'가 딛고 선 위기를 현실 그대로 인정했다. 그리고 실천 가능한 대안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소영-강부자' 내각으로 국민들에게 '우리'와 '그들'이란 이분법적 위화감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또 "쇠고기 문제에 대해선 당정청 어느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 마디로 "새 정부와 한나라당이 국민적 기대와 실망을 져버린 것"이라는 진단이다.

 공 의원이 쇠고기 정국 초기에 '재협상'을 주장한 것도, 개각을 앞두고 전면적인 내각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출발점은 이런 '자기반성'에 근거하고 있다.

공 의원은 현 상황의 심각함을 솔직하게 인정한 뒤 새 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그는 "아름다운 미래가 당장 오지는 않는다"며 "당대에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지난 10년의 잔영을 걷어내고 새로운 삶의 토대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만 해도 성공한 정부로 평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도약'의 앞길을 닦는 '개척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욕구가 시시각각 분출되는 21세기 생활정치 시대엔 당정청이 한 묶음이 될 수 없다"며 "당이 국민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수렴해 정부와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비판하는 버퍼 시스템(완충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 의원이 당 대표직에 도전한 이유도 한 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힘을 받기 위해선 대통령과 '성패'를 함께 할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 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국민의 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공 의원은 특히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분들은 필연적으로 '세몰이'를 할 수밖에 없어 당이 풍비박산날 수 있다"며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건전한 비판을 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 공성진 의원은 누구〓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를 지낸 국내 대표적인 미래학자다. 미국 유학 시절 세계적인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로부터 '전략기획론' 등을 배웠다.

 지난 17대 총선 때 서울 강남을 지역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캠프 서울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대선 과정에선 서울시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주로 3선급이 맡아 온 서울시당위원장으로 활동해오다 이번 4.9총선에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오는 3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의 대표주자로 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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