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식형 설정 줄고 파생상품 활개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6.30 16:51

[2008 상반기 펀드 결산]변동성 장세 반영, 신규 펀드 자금 유입은 크게 줄어

올해 상반기 국내외 증시가 지루한 조정을 받으면서 펀드 신상품 시장도 이에 자유롭지 못했다. 새로 출시된 펀드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투자자들이 신규 펀드 가입에 몸을 사리면서 유입되는 자금은 오히려 크게 줄었다.

무엇보다 주식형펀드 비중이 줄고 안정 수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펀드와 주식혼합형펀드가 크게 늘어 변동성 높은 증시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 국내펀드, 주식형 비중 줄고 파생상품 늘어

자산운용협회와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달 26일 현재 상반기 출시된 신규 펀드는 모두 1191개로, 전년 동기 1143개보다 48개(4%) 늘었다.

유형별로는 파생상품이 일년 전보다 73개 늘어난 543개로 전체 신규펀드의 절반(48.8%)을 차지했고, 주식형펀드는 34개 증가한 417개로 25.6%를 기록했다. 지난 해 파생상품이 26.8%, 주식형펀드가 47.3%를 차지했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주식혼합형펀드도 전체 신상품 시장에서 11.9%(97개)를 차지하면서 지난 해보다 비중이 3배나 증가했다. 변동성 장세에서 원금을 지키고 안정 수익을 내는 데 만족하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자료제공:한국펀드평가

반면 국내외 증시 약세를 반영하듯 신규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1조2523억원으로 지난 해 26조4793억원의 절반을 밑돌았다. 특히 일 년전 주식형펀드를 통해 12조5174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운용사들은 올 상반기 2조8823억원 모집하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위원은 "올 상반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과거보다 펀드 신규 출시가 부진했고 신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크게 줄었다"며 "파생상품과 주식혼합형펀드의 비중이 급증한 게 주목할 만 하다"고 분석했다.


◇ 올 상반기 펀드시장 트렌드는 '파생상품'

상반기 국내 최고 히트 펀드는 단연 '파생상품'이었다. 특히 특정 종목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원금 또는 최저수익률을 보장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물밀듯이 쏟아지면서 이를 편입한 주가연계펀드(ELF, 또는 ELS펀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3월 출시된 '동양주가지수연계파생상품16-1'은 550억원을 끌어모으며 상반기 최고 ELF(상환 펀드 포함)로 꼽혔다. 이 상품은 KOSPI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만기(1년)시 두 종목 모두 기준가의 50% 이상이면 연 17%를 보장했으나 설정 후 첫 3개월이었던 지난 24일 이미 조기상환조건을 만족해 4.25%의 수익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주식에 투자해 일정 수익을 낸 후 채권으로 갈아타는 주식혼합형펀드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 출시된 유리자산운용의 '유리마켓아이주식혼합'이나 '대신 포르테 알파 파생상품펀드'는 최초 설정일대비 15% 수준의 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을 매도하고 그 이후로는 안정적인 채권 및 현금성 자산 위주로 수익을 추구한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상반기 최대 핫이슈인 '고유가'가 시장 판도를 결정했다. 유가 상승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와 브라질이 포함된 브릭스 펀드 신상품이 23개로 가장 많았고, 중동아프리카펀드(21개)와 브라질 및 중국 펀드(각각 20개), 원자재섹터펀드(18개), 러시아펀드(13개)가 뒤를 이었다.

설정액 기준으로는 글로벌이머징펀드(4113억원), 원자재섹터펀드(1375억원), 브릭스펀드(1333억원), 중동아프리카(882억원), 중국펀드(605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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