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천천히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06.30 10:37
-주유소 2주간 공급가 하락분의 13%만 반영
-석유업계, "재고 소진에 시간 필요" 해명
-하락분 반영되기 전에 주유소 가격 재상승


최근 정유사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제품의 가격을 인하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유소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석유류 가격 인하 정도는 공급가 하락분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업계에서는 재고 소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공급가 하락분이 모두 반영되기도 전에 주유소는 다시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9~13일)와 셋째 주(16~20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전주보다 각각 6.32원, 3.93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22.58원, 8.65원 인하된 가격에 주유소에 공급됐다. 정유사 공급 가격은 1주일의 시차를 두고 주간 단위로 집계돼 발표된다.

그러나 6월 둘째 주 주유소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0.55원 올랐으며 셋째 주에는 1.89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경유 가격은 둘째 주와 셋째 주 5.01원, 4.97원 낮아져 공급 가격 하락분에 턱없이 부족했다. 2주 동안 휘발유는 13%, 경유는 32%만 공급 가격 하락분이 반영된 셈이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 관계자는 "주유소가 그 전에 높은 가격에 들여놓은 석유류를 먼저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정유사 휘발유 가격 인하분 반영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재고 소진 기간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평균 10일 이상 걸린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유사 공급가 하락분이 온전히 반영되기도 전에 다시 주유소 판매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지난 주 (23~27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한 휘발유 가격은 ℓ당 전주보다 1.09원 상승했다. 경유는 0.53원 하락해 거의 보합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지난 주에도 정유사들은 소폭이긴 하지만 전주보다 낮은 가격에 주유소에 석유류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지난 주에도 큰 폭은 아니지만 유종별로 모두 직전 주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정유사들이 주유소에 공급한 석유류의 정확한 가격은 다음달 4일 석유공사에서 발표한다.

한편 최근 들어 국제 시장에서 석유 제품 상승세가 다시 시작돼 당분간 국내 제품 가격도 안정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주 싱가포르 현물 시장에서 휘발유 1배럴 가격은 전주보다 1.82달러 오른 140.26달러, 경유 가격은 2.87달러 오른 172.39달러로 집계됐다. 또 국제시장에서 두바이유 1배럴 가격은 전주보다 2.19달러 오른 131.06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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