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 이전보다 훨씬 위협적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6.29 15:16

2002년보다 훨씬 구조적이고 심각한 위기

신용위기와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등이 혼합된 최근 경제 위기가 닷컴 버블붕괴와 9.11테러, 월드컴·엔론 회계부정 등으로 얼룩진 지난 2002년 위기 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라고 AP통신이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2002년과 현재 위기에서 닮은 점은 경기가 위축됐고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는 극복하기 어려운, '고유가'란 변수가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다.

여기에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쉽게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도 위기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와코비아증권의 알프레드 골드만 시장 전략가는 "경기 비관이 당시 보다 훨씬 크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유가, 바닥이 어딘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투명성이 문제다. 노스트라다무스 조차 모를 것"이라며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 유가는 지난 5개월간 44%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 여름 유가가 배럴당 150~17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고 골드만삭스는 향후 6~24개월 안에 150~2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디까지 갈 지 모르는 유가는 경기 전망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일부에선 고유가가 결국 수요를 둔화시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거라고 보지만 문제는 그 시점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2002년에도 테러와 회계부정, 닷컴 버블붕괴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심리도 타격을 입었지만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수준이었고 인플레이션 문제도 없었다.

뉴욕 소재 립캐피털매니지만트의 스티븐 립 회장은 "지금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위기중 하나에 처해 있다. 시장은 2002년의 위기들도 다 지나왔지만 최근 위기에 비하면 평범하다. 지금에 비하면 사실 얕은 경기침체였다"고 말했다.

립 회장은 "현재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제2의 맨해튼 프로젝트라도 나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이 비밀리에 추진한 핵폭탄 제조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포함해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위기를 풀기 위한 뾰족한 해법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 위기가 매우 답답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연준은 최근 "유가 상승세 지속으로 향후 수 분기간 경제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경기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섣불리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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