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8월이후 가격인상 불가피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8.06.29 12:45

원자재 가격 상승 반영…타 완성자업체 영향 줄듯

현대기아차그룹이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자동차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결산이 끝나는 7월 중순 이후 가격 인상폭과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가 차값을 올릴 경우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가격인상은 세계 1위 자동차회사인 일본의 토요타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일본에서 판매하는 전 차종의 가격 인상을 고려중인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세계 자동차 업계는 선도업체인 토요타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도 토요타를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29일 "철강가격 등이 계속 올라 자재구입에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라며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냉연강판 등 원자재의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최근 냉연강판 등 철강제품가격을 하반기부터 올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현대기아차의 가격인상 검토를 부추긴 요인이다. 현대기아차는 냉연강판 가격이 톤당 16만5000원 올라 하반기(7∼12월)에 약 2500억원의 추가적인 원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은 원가절감을 통해 인상요인을 흡수하고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나 신차를 출시할 때 가격을 소폭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가격인상 불가피론'은 이미 현대기아차 경영진들이 꾸준히 제기해 왔다. 지난 4월 현대차 김동진 부회장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차량 1대당 50만원 이상의 인상요인이 있다고 말했으며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최근 인상 요인들이 가중되면서 가격인상을 검토해 볼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재무나 자재 쪽에서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왔지만 6월 들어 판매가 부진해졌고 여름 비수기를 맞아 영업 부문에서 가격인상을 올리는 것에 반대해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중순 상반기 결산 실적이 나오면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손실규모와 원화 약세 등으로 인한 이익분 등을 감안해서 가격인상폭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 쿠페(현대차), 포르테, 쏘울(이상 기아차) 등 신차를 내놓을 때 차값 인상요인을 우선 반영한 뒤 연식변경 모델이나 기존 모델들의 차 가격을 차례로 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의 가격인상은 GM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먼저 움직이면 다른 업체들도 좇아가는 게 관행이었다"며 "같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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