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흥미롭고 매우 위험한 한주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6.29 10:45

[미증시 체크포인트] 6월 들어 9.3%하락

-6월 기록적 폭락으로 공식 약세장 진입 전망
-고유가, 금융기관 실적 악화가 악재 양대산맥
-6월 고용, 제조업지수 등 경기지표 주목

끔찍한 시련의 한주를 보낸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혼돈의 한주를 보내야할 전망이다.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증가, 월가 은행 실적 악화 등 메가톤급 악재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힘없는 고용, 제조업 지표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도 원유시장,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지난 3월 중순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설이 정점에 달했던 저점을 이탈하는 폭락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6월 다우지수 하락률은 9.3%로 1930년 대공황 이후 가장 클 전망이다.

◇흥미롭고 위험하다..공식 약세장 진입할 것
윈드햄 파이낸셜 서비스의 폴 멘델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매우 흥미롭고 동시에 매우 위험한 한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ECB는 심각한 인플레를 감안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의 금리인상은 미국 달러화의 급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유가 급등에 엔진을 추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시장은 이를 상당부분 반영하기도 했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몰 놀테 투자본부장은 "지난주 급락에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보기 어렵고, 단지 가야할 길을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주 주식시장은 공식적으로 '곰의 영역'(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공인된다.

놀테는 "경기침체 시기에 증시가 30%나 그 이상 조정받는 것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며 "지금은 단지 약세장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제시했다.

윈드햄의 멘델슨은 "고유가는 가장 심각한 위험 요인이다. 지난주 투매의 상당부분 역시 유가 급등이 차지했다"고 말했다. 유가 안정없이는 증시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단적으로 지난주 택배업체인 UPS가 9.1%, 종합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이 7.3%, 항공사인 보잉이 12% 각각 무너졌다. 반면 엑슨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1.9%, 1.2% 올랐다. 배럴당 140달러마저 넘어선 유가에 따른 희비교차다.


◇금융기관 펀더멘털 악화 지속
투자자들이 느끼는 공포심은 베어스턴스 매각 당시보다 덜하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실적은 오히려 갈수록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다. 펀더멘털이 기대처럼 개선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무디스는 모간스탠리가 최근 자금운용 부문에서 손실을 입었다며 신용 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험관리에 대한 신뢰도가 실추됐다는 이유였다. 모간스탠리는 씨티그룹이나 메릴린치, UBS 등과 달리 신용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은행으로 분류됐다. 새로운 악재의 등장인 셈이다.

씨티그룹의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신용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아직도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뉴욕증시 조정은 이들 금융주가 주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씨티그룹이 2분기중 90억달러를 추가상각할 것이라며 매도로 하향했고 메릴린치는 42억달러의 상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씨티는 10%, 메릴린치는 9% 급락했다.

급등하는 유가와 상품 가격은 소비 심리를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 지난주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를 잘 보여줬다. 놀테는 "미국인들이 매달 버는 돈은 고만고만한데 에너지와 다른 생필품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며 "임금이나 주식이 오르면 다행이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6월 실업률 주목
3일 공개되는 6월 고용지표가 중요한 이유다. 지난달에는 5.5%라는 예상밖 실업률로 충격을 주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월 실업률은 5.4%로 조금 개선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컨센서스에 부합하지 못하면 금융시장 혼돈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메이저 제조업체들은 이번주 6월 판매실적을 공개한다. 우울한 성적이 예상된다. 이미 GM은 골드만삭스의 매도 추천까지 더해져 지난주 16%나 주저앉았다.

1일에는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5월 건설투자가, 3일에는 ISM 서비스지수가 각각 공개되며 경기동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하나같이 안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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