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격렬대치, 부상·연행자 속출

박종진,조철희 기자 | 2008.06.29 08:29

6·10 이후 최대인파

ⓒ이명근 기자


빗속에서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미국산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제52차 촛불시위가 지난 10일 이후 최대인파(주최측 추산 20만명, 경찰추산 1만5000명)가 모인 가운데 28일 오후부터 29일 오전까지 서울 광화문과 시청, 종로 일대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이날 시위에서는 시위대와 경찰간 격렬한 충돌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많은 연행자와 부상자들이 발생했다.

경찰은 최근 밝힌 '불법시위 엄정대처' 방침에 따라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는 등 강경진압으로 대응했다. 악천후 등 열악한 상황에서도 촛불을 끄지 않은 시민들은 밤새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이어갔다.

ⓒ홍봉진 기자

◇촛불, 피로회복?…'6.10' 이후 최대인파

지난 26일 정부가 미국산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를 관보게재하면서 주말 촛불시위는 향후 정국을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었다. 경찰이 강경대응 의지를 수차례 밝히고 호우까지 예보된 가운데 일찍이 시위참가자 수는 주목을 받았다.

이날 촛불시위는 28일 저녁 7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시작됐다. 시위대열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가득 채우고 프레스센터 앞까지 전 차선에 들어찼다.

이날 시위는 지난 10일 서울에서만 주최측 추산 최대 70만, 경찰 추산 8만명이 모인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됐다. 기존의 교복부대, 예비군부대, 유모차부대는 물론 26일부터 총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방학에 들어간 대학생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또 전국 각지에서 삼삼오오 짝지어 올라온 네티즌들도 눈에 띄었다.

저녁 8시25분부터 거리행진에 나선 시위대는 태평로 서울프레스센터 앞과 종로1가 교보문고 앞으로 나뉘어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대는 28일 자정부터 시작된 경찰의 강제해산 이후 29일 오전 2시쯤 종로1가로 집결해 문화제 형식의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 역시 이후로는 저지선만 유지한채 강제해산을 시도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위대는 29일 오전 7시 자진해산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경복궁역 주변에서는 800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을 벌이다 5명이 연행됐다. 이로 인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은 오후 1시40분부터 무정차 운행됐으며 역사도 폐쇄됐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및 네티즌 1000여명도 이날 오후 4시쯤 안국동 일대에서 거리시위를 벌였다.

ⓒ홍봉진 기자
ⓒ이명근 기자


◇물대포·소화기·방패 앞세운 경찰 강경진압


경찰은 이날 밤9시쯤부터 물대포를 쏘아댔다.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직사로 발사하는 경우도 잦았다. 소화기도 쉴새없이 분사됐다. 특히 소화기나 돌, 쇠로 된 U자형 와이어, 곤봉 등 각종 이물질이 경찰쪽으로부터 날아들면서 부상자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제해산 과정에서는 경찰이 거칠게 방패를 휘두르면서 시위대 중 많은 부상자들이 발생했다. 의료단의 응급치료를 받거나 구급차에 실려간 부상자만 100명을 넘었다. 연행자도 속출해 약 40여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28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과 윤희숙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부의장을 구속했다. 또 대책회의 집행부 8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검거에 나섰다.

한편 경찰의 강제진압을 막겠다며 나선 김재균, 김재윤, 김상희 등 통합민주당 의원 10여명과 강기갑, 이정희 등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경찰이 쏜 소화기와 물대포를 맞았다.



◇다음달 2일·5일에도 대규모 시위 예상돼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돌입해 촛불시위에 합류하는 다음주 주말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상된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다음달 2일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고, 5일은 '국민승리의 날'로 선포해 총력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21일 추가협상 결과 발표 이후에도 연일 대규모 시위가 열리는 양상이다. '촛불피로감'이 커졌다는 일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촛불시위가 시작된지 두달을 넘기는 7월에도 촛불은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검거전담반이 꾸려진 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이날 촛불시위에 나와 "우리는 최후의 한사람도 함께 투쟁하다 잡힐 것"이라며 "경찰은 촛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민심에 외소한 공권력으로 맞서다 성난 민심의 바다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