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완연한 '약세장' 돌입했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6.28 12:08

지난해 10월 고점보다 20% 하락…유가급등에 따른 시계 불안감

-뉴욕증시 고점대비 20% 하락
-고유가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조
-당분간 관망세가 바람직

뉴욕 증시가 고유가 영향으로 완연한 '약세장'(베어마켓·Bear market)에 들어섰다.

증시가 26일 폭락한데 이어 27일에도 하락세를 나타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CNN머니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뉴욕증시가 고점보다 20% 가까이 폭락했다며 '약세장'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 다우 고점대비 19.9% 하락

다우지수는 27일에도 106.91포인트 떨어지며 1만1346.51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0월 고점에서 19.9%나 빠진 것이다. 이날 장중 최저점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20.2% 떨어졌다.

보통 증시가 고점에서 20% 하락할 경우 전형적인 약세장으로 분류된다. 가장 최근 약세장은 2000년 1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지속됐다. 당시 완만한 경기침체와 더불어 기업들의 순익 역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 역시 지난해 고점에서 19%, S&P500지수는 18.3% 떨어졌다.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뉴욕증시는 9번의 약세장을 경험했다. 보통 약세장은 △ 인플레이션 △ 지나친 주식 고평가 △ 금리인상 △ 경기침체 등에 의해 유발됐다.

◇ 유가가 최근엔 가장 큰 부담

WSJ은 이번 약세장의 경우에는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우려, 금융위기, 주택가격 하락 지속 등 이전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이유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근 배럴당 142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려 미국 경제 성장세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가장 큰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미국 경제는 침체 일보 직전까지 밀려났다. 그리고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많은 미국 기업들이 근본적인 위기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특히 소매업체, 은행, 건설업체, 증권사, 자동차업체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폴 카스리엘 노던트러스트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증시는 경제 활동이 바닥을 치기 전에 먼저 바닥에 도달했다"면서 "현재 전반적인 상황은 좋은 징조가 아니며 아직까지 증시는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증시는 기업실적을 반영하는 한편 가계의 부와 신뢰 및 구매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BNY멜론 웰스매니지먼트의 레오 그로호우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부진한 시기에 놓여있다"면서 "빠른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실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증시는 그 어느때보다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낙관론 자취감춘 월가

월가에서 낙관론자들도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스튜어트 프랭켈&코의 트레이더인 스티븐 그라소는 "얼마전까지 낙관론을 유지해왔지만, 2개월전부터 비관론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그렇다고 경제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금리 인상에 나서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FRB는 지난해 9월이후 4월까지 기준금리를 7차례나 인하해 5.25%에서 2%까지 낮췄다. 그러나 최근들어 유가가 배럴당 142달러를 넘어서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지난 25일 결국 인플레이션에 무게를 두며 금리 인하 추세를 종료했다.

다우지수는 6월들어서만 10.2% 떨어졌다. 지난 1930년 6월 이후 6월 하락폭으로는 최대다.

약세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리고 경기침체가 얼마나 깊을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1961년 이후 9번의 약세장은 몇개월간 지속된 경우도 있고 수년간 이어갔던 때도 있었다.

◇ 약세장 평균지속기간 14개월, 평균낙폭 31%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약세장의 평균 지속기간은 14개월이었고, 평균 낙폭은 고점에서 31%(다우지수 기준)였다. 가장 완만했던 낙폭은 1990년대 초반 21%였고, 가장 낙폭이 컸던 시기는 1970년대 오일쇼크때의 45% 하락이었다.

WSJ은 물론 전형적인 약세장은 없고 공통적인 모습을 찾기 어렵지만, 투자자들의 태도와 접근 방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초 약세장을 이끌었던 부문은 기술주였으며, 지금은 금융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씨티그룹의 주가는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이후 1800억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이 증발됐다. 주택 대출업체인 워싱턴뮤추얼 역시 주가는 199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무디스는 모간스탠리의 신용등급 하향에 나설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필 로스 밀러타박&코 기술적 시장 분석가는 "약세장이 바닥을 치기 위해서는 하락하는 주식수가 상승하는 주식수를 크게 능가하는 한편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주식이 없어야 한다. 반면 수백개의 주식이 신저가를 기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6일 다우지수가 358포인트 급락했을때에도 41개의 주식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필로스는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약세장이 아직까지 끝나기에는 멀었다고 지적했다.

◇ 약세장 아직 끝나지 않았다

로스는 "우리는 지금 약세장에 있으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강세장의 징후는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약세장은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 주식의 대거 매도에 나설때 끝나게 된다.

지금 상황은 예측하기 더욱 어렵다. 유가가 계속 급등하고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학자들 역시 하반기 경제 전망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 초까만해도 투자자들은 올해 말이면 경제가 회복될 것이며 따라서 기업들의 순익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 역시 기업들이 두자릿수의 순익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가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로버트 학스트롬 레그메이슨 펀드매니저는 "지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서두를 때가 아니다"면서 "지금 시장에서는 방향성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매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두가 암울한 전망을 내놓을때가 기회일 때가 많았다. 투자자들은 지금일수록 많은 정보들을 모으면서 징후를 통해 매수 타이밍을 잡는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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