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 시민 "전경에 깨물렸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8.06.28 12:47

[금주의이슈]26일 촛불집회 강제해산 과정에서 한 시민의 손가락이 잘렸다

↑손가락 절단 부상을 입은 조씨의 모습. <사진제공=민중의소리>

경찰의 촛불집회 강제해산 과정에서 손가락 절단 부상을 입은 조모씨(54·자영업)가 잘려나간 손가락을 찾지 못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립의료원에 입원중인 조씨는 26일 오전 10시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잘린 부위가 병원으로 전해지길 기다렸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감염 우려가 높아 항생제 치료 위주로 조치를 받으면서 2~3일 후 어떤 방식으로 수술할지 의료진과 함께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이날 오전 1시30분경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다른 시위대와 함께 경찰에 강제해산을 당하던 과정에서 왼쪽 가운데 손가락이 1.5cm 정도 잘려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잘린 부위는 현장에서 의료단에게 넘겨져 아이스박스에 담겨졌지만 혼잡한 상황 속에서 분실됐다.

조씨는 "시위대 쪽으로 끌려나오던 전경대원이 나를 발로 차면서 엉켜 넘어졌다"며 "이때 손으로 전경의 얼굴을 막다가 손가락을 깨물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씨는 "병원에서도 몇차례 반복 진단을 하더니 사람 이빨에 의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부상당한 조씨의 손가락. <사진제공=민중의소리>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병원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샌 조씨는 "아들 같은 (손가락을 깨문)전경을 몰아세우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경찰이 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 처벌 등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평소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과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 현재 병원에서도 큰 아들이 자신의 옆을 지키고 있다.

조씨는 "조만간 군대에 가는 큰아들과 고등학생 작은아들이 먹게 될 급식에 미국산쇠고기가 들어온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느껴 시위에 참여해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리에 나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가락 기형도 각오하다는 조씨는 "어느 정도 몸을 추스리면 다시 시위에 나설 것"이라며 "내가 아니면 내 가족들이라도 대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조씨 이외에 20대 여성도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조씨 사건이 또다른 형태로 잘못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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