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뚫고 추락" 지상주차장 불안하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06.27 12:08

부실한 외벽·미흡한 보호장치 '안전성 논란'

신세계 이마트의 지상 주차장을 이용하던 차량이 벽면을 뚫고 추락, 2명이 사망한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해 대형마트의 지상 주차장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이마트와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 위치한 이마트 분당점에서 고객 2명이 탄 승용차가 지상 주차장 4층 벽면을 뚫고 20여m 아래로 추락해 탑승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지상 주차장은 건물 공사 기간이 짧다는 이점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일반적으로 이용돼온 형태다.

보통 주차장은 지하 주차장이 일반적이지만 공사 시간이 짧아 민첩한 부지 확보와 매장 오픈이 요구되는 대형마트 업계를 중심으로 일반화됐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이마트 분당점은 지하1층에서 3층까지 매장으로 구성돼 있고 지상 4층에서 8층까지는 주차장이다.

지난 1993년 국내에 최초로 대형할인마트를 오픈, 국내 할인점 시장을 선도해온 이마트에서 건물 외벽이 무참히 뚫리고 2명의 목숨까지 앗아간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일어나자 인근 주민들은 물론, 보도를 통해 사고 현장을 접한 시민들은 이처럼 부실한 외벽을 사용해 건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건축 전문가에 따르면 문제의 벽면은 외부 마감재로 사용되는 베이스 판넬로 알려졌다. 콘트리트나 벽돌 등을 이용해 구조를 지탱하게 한뒤 베이스 판넬를 외부 마감재로 이용, 벽면을 메우는 식이다. 주차장내 환기 등을 고려해 벽면 전체를 무거운 콘크리트로 사용하는게 아니라 일부만 사용하고 베이스 판넬로 외벽을 만드는 것. 하지만 내구성은 떨어져 이번 사고 같은 대형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부실한 벽면 뿐만 아니라 이마트의 사고 방지책도 논란거리다. 이마트측은 차량 방지턱(16cm), 추락용 철재턱(70cm), 외벽 등 총 3중의 보호 장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선형으로 이뤄져있는 주차장에서 운전자는 보통 서행하는데 벽면까지 뚫릴 정도의 대형 사고가 일어난데 대해 납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마트 분당점은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커브길의 경사가 가팔라 벽면에 차가 긁힌 자국이 많이 남아 있을 정도로 이용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마트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예기치 않은 이번 사고에 초상집 분위기다. 가뜩이나 물가 불안에 소비 심리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명의 목숨을 앗은 안전사고까지 발생하자 영업 차질, 기업이미지 실추 등 여파가 불어닥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주차장내 설치된 CCTV를 확보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마트 분당점은 오전 10시부터 정상적으로 영업중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허웅, 애 낳자고 해서 짜증나"…전 여친 새로운 녹취록 나왔다
  2. 2 [단독]의협 회장 반발에도…"과태료 낼라" 의사들 '비급여 보고' 마쳤다
  3. 3 "강북이 결국 송파 앞질렀다"…84㎡ '22억' 또 신고가
  4. 4 계단 타고 2층에 배달한 복숭아 2박스…"한박스는 택배기사님 드세요"
  5. 5 "냄새난다"…50대 직장동료 세탁기에 넣고 돌린 일본 30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