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고유가 영향업종 대출 많다"(상보)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8.06.27 08:57

석유화학업종, 중기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40% 넘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다소 강한 어조로 본격적인 경기 하락에 대비해 줄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특히 고유가 여파가 미치는 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금융회사가 무차별적인 여신 회수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원장은 27일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경영인조찬 강연에서 "올 들어 (금융회사의)일부 건전성 관련 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체 금융권의 자본 적정성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지만 올 들어 은행과 저축은행의 BIS비율이 소폭 하락했다"며 "수익성(ROA) 역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말 12.3%에서 올 3월말 11.9%로 낮아졌다. 저축은행의 BIS비율도 9.7%에서 0.6%포인트 하락한 9.1%을 기록했다. 증권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영업용순자본비율이 599.2%에서 591.1%로 떨어졌다.

김 원장이 취임이후 줄곧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당부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발언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전 업권에서 하락세를 기록, 무게감이 다르다.

특히 은행권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고유가와 경기둔화로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돼 신용리스크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고유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대한 은행권 대출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석유화학 등의 업종이 중기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며 "금융회사 스스로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이 무차별적인 대출 회수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원장은 "사업성과 성장성에 문제가 없으면서 일시적으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까지 여신을 회수하는 것은 금융회사 스스로 좋은 사업기회를 버리는 행위"라며 "여윈 준마를 살찐 둔마와 구별하는 심사능력을 갖춰서 역선택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신용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유동성 리스크 관리도 당부했다. 그는 "정상 상황에서의 유동성뿐만 아니라 위기상황에서의 유동성, 외화유동성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달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우리 금융회사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규모나 수익구조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하고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며 "수익구조도 은행은 예대마진, 증권사는 중개수수료 중심이어서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산업 발전을 리드할 고급 금융인력도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며 "금융산업의 직무구성도 창구영업이 대다수인 반면 시장분석이나 투자전략 등 고부가가치 인력을 부족하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관련 "업종 진입과 상품개발이 자유로워진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이를 사후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없을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M&A 등이 일어나 규모를 키우는 움직임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