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조트가 기업 문화재 지킴이 운동 물꼬 터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08.07.04 14:50

[머니위크]문화재청 정책과 강임산 시민협력 전문위원 인터뷰

문화재를 홍보하고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한정된 예산과 적은 지원인력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05년 ‘1문화재1지킴이’ 운동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한 개의 기업이 하나의 문화재를 관리해 기업의 사회공헌과 문화재 수호라는 두 개의 목표가 맞아떨어졌다.

한화리조트가 '왕릉의 잔디깎기'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기업의 사회활동의 모범사례로 부각되자 기업의 참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24개 기업이 참여해 내 고장의 문화재를 기업들이 가꾸는 문화가 점차 정착되고 있다.

강임산 문화재청 정책과 시민협력 전문위원은 "한화리조트의 성공사례를 통해 기업의 문화재 지킴이 운동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면 그 공헌은 한화리조트의 문화재관리사업 성공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

-현재 문화재 관리의 실태는
▶문화재 관리 인력과 예산이 크게 모자란 실정이다. 한 예로 13만평에 이르는 창덕궁은 관리동수만 100동이 넘는다. 그러나 공익요원이나 일용직 노동자를 제외한 정비관은 18명에 불과하다.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해서 예산이 늘어야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많은 문화재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 화재 이후 상당수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상주관리인원 배치 등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산간 오지의 국보급 문화재 가운데는 허술하게 관리되는 부분이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하자면
▶2007년 전경련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6년까지 국내 기업이 사회공헌비용으로 투입된 금액은 1조8000억원이다.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이같이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고도 기업이 사회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는 퍼주기식 이벤트성 봉사활동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사회봉사는 사고발생 시 면피용으로 내세우는 보험성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한화리조트의 봉사활동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경기도 화성의 융건릉을 봉사활동처로 정해 한화리조트의 주특기를 살린 왕릉 잔디관리와 토양분석, 비료ㆍ제초관리, 현장정화활동이 주요 임무다.

일회성으로 찾는 휴양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반응은 직접 들을 수 없지만 현장에 상주하는 문화재 관리직원의 말을 빌리면 문화재 관리가 크게 개선됐고 잔디 상태가 좋아졌다는 반응이다.

-현장 봉사자들과의 부딪히면서 느낀점은
▶함께 현장실사를 나가게 되면 참여하는 봉사자의 면면을 보게 되는데 한화리조트 임직원의 경우 1호 기업이라는 자부심과 열성이 대단하다. 봉사자와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의 아이들이 찾을 문화재를 직접 관리한다는 프라이드로 똘똘 뭉쳐있다.

20~30년 동안 골프장에서 잔디관리를 해온 직원들과 문화재 관리 직원이 몇번의 워크샵을 통해 머리를 맞대고 병충해 문제와 효율적인 문화재 관리를 위해 고민하는 모습은 단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화리조트 직원내부평가와 활동 협약서를 통해 서로 마음이 맞지 않으면 끊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4년째 함께 문화재 관리를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얼마나 적극적인 참여가 진행되고 있는지 예상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한화리조트의 활동에 대해 평가한다면
▶문화재청은 조선왕릉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네스코 실사단이 9월에 한국에 방문할 예정인데 전국 200여개가 넘는 골프장에서 왕릉 등 사적지 관리를 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업체가 문화재를 관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일이다. 한화리조트는 이러한 변화에 도화선이 된 아주 의미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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