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MS" "굿바이 빌게이츠"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6.27 09:30

[굿바이 빌게이츠①]27일 MS서 물러나

-어릴 적 독서광 "성공의 큰 원동력"
-중고교 시절 컴퓨터 광, 해킹 경험도
-포커 통해 동업자 만나고 사업자금마련

오는 27일(현지시간) 빌 게이츠는 33년전 자신이 세운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다. 1975년 MS를 창립한 게이츠는 2000년 최고경영자(CEO)자리를 대학동창이자 동업자인 스티브 발머에게 내어주고 자신은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라는 자리로 물러나 기술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게이츠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MS의 구석구석에 게이츠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언론도 발머보다는 게이츠의 움직임을 더 비중있게 다뤘다. 게이츠가 없는 MS를 상상할 수 없어서였을 것이다. 어쩌면 상상하고 싶지 않았을 런지도 모른다.

지난 30여년 간 게이츠의 삶은 MS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를 인터넷 중독자로 만들어버린 그가 이제 정말로 떠난다.

◇ 유복했던 어린시절… 중고교시절 컴퓨터 신동

▲ 게이츠의 어린시절
게이츠는 1955년 10월 28일 미국 시애틀에서 태어났다. 저명한 변호사였던 아버지와 워싱턴대 재단 학교 교사였던 어머니 밑에서 게이츠는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부모는 다소 엄격하게 게이츠를 길렀다. 넉넉한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하루 용돈은 25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게이츠 아버지는 특히 아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했다. 게이츠가 보고 싶다고 말한 책은 당장 사다줄 정도였다.


"마을 도서관에 있는 책을 전부 읽겠다"고 말할 정도로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인 게이츠는 친구들과는 누가 책을 더 많이 있나 경쟁하기를 즐겼다. 이후 게이츠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어린 시절의 독서에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 고교시절 폴 알렌과 빌 게이츠
중고등학교 시절 게이츠의 컴퓨터 실력은 이미 학교에선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교사들조차 컴퓨터에 관한 의문이 생기면 게이츠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게이츠의 남다른 컴퓨터 실력을 눈여겨보고 있던 교장은 게이츠를 불러 학생들의 시간표를 컴퓨터로 프로그래밍 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 제안에 신이 난 게이츠는 예쁜 여학생들만 듣는 반을 편성하고 남학생 중에는 자신만 유일하게 그 수업을 듣도록 시간표를 짜는 등 컴퓨터 실력을 십분 발휘해 유쾌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고교시절 게이츠는 해킹을 시도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는 등 여느 컴퓨터 신동과 다를 바 없는 좌충우돌의 모습을 보였다. 컴퓨터에 대한 게이츠의 이 같은 애착은 이후 베이직 프로그램과 MS-도스 제작의 밑거름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고교시절 게이츠가 가장 즐겨봤던 책은 다름 아닌 경제잡지 '포천'(fortune)이었다. 게이츠는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 포천을 읽는 학생은 나 말고 2~3명에 불과했다"며 "포천은 경영감각을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대학의 많은 경영학과 교수들은 학습 능력이 가장 뛰어난 CEO로 단연 게이츠를 꼽는다. 새로운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욕과 왕성한 독서열 때문이다. 경영학 서적은 잘 읽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게이츠가 제일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알프레드 슬론 전 GM 회장이 쓴 ‘GM과 함께 한 나날들’(My Year with General Motors)이란 경영관련 서적이다.

이후 하버드에 진학한 게이츠는 대학시절 학업에 열중하기 보단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관심사였던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열중했다. 또 그는 잡기에도 능숙해 각종 스포츠를 즐기기도 했고, 특히 포커에 남다른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 현 MS CEO인 발머는 게이츠의 대학시절 포커 친구였다. 게이츠는 뛰어난 포커기술을 통해 대인관계를 넓히고 MS 창립을 위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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