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태국 바트화 하락 경고

김유림 기자 | 2008.06.25 11:40

이달들어 美달러화 대비 3% 떨어져…아시아통화중 최고치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진원지였던 태국이 바트화 가치 하락 등 경제 운용에 대한 경고를 받았다.

JP모간은 24일자 보고서에서 태국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금리 인상를 계속 미룰 경우 바트화 가치가 하락해 수입 물가가 폭등하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트화 가치는 이번달 들어 미 달러화에 3% 하락해 아시아 통화 중 가치 하락률이 가장 가팔랐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인식으로 이머징마켓 주식 매도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 바트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도 외국 자본은 가장 먼저 태국 바트화를 무차별적으로 매도하면서 외환 위기가 범아시아권으로 확대됐었다.

태국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가 되는 1일물 RP금리를 지난해 8월부터 계속 3.25%로 동결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수입물가가 올라 4월 경상수지는 21개월만에 처음으로 적자전환됐고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7.6% 급등했다.


물론 최근 상황은 경상적자가 누적되고 있지 않았고, 외환보유액이 당시보다 충분하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재발을 논하는 것이 부적절한 면도 있다. 하지만 바트화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수입 물가가 올라 경상적자가 누적될 가능성이 있고, 외국자본 이탈을 촉진해 바트화 가치 추가 폭락의 연결고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 JP모간의 신 벵 옹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은 물가 압력을 잡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 기대심리가 활개를 치면서 물가가 더 뛸 가능성이 높고 빈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현금 지원 역시 인플레에 독"이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불안 상황도 태국 경제를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지난 4월 쌀값 급등으로 극심한 사재기 파동을 겪었던 태국은 최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쿠데타설까지 나돌고 있다. 사막 순다라벳 총리가 사실상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노린 신헌법 개정을 추진하자 시민단체 등이 이에 반발하며 총리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JP모간의 외환 전략가인 옌 핑 호는 "정치 상황은 외국인들이 태국 주식을 팔아치우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달 태국 증시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300억바트(8억9500만달러)로, 5개월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