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價, 2배↑..짙어진 인플레 먹구름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6.24 15:52
호주 철광석업체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철광석 납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인플레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리오 틴토와 BHP 빌리턴이 중국 최대 철강사 바오스틸 그룹과 철광석 납품 가격을 평균 8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리오 발표에 따르면 철광석의 한 종류인 필바라 블렌드 파인의 바오스틸 납품가는 전년 대비 80% 인상된 톤당(dry metric ton) 144.66달러로, 필바라 블렌드 럼프 가격은 96.5% 오른 201.69달러로 각각 결정됐다.

평균 철광석 인상률은 85%로, 이전 기록인 지난 2005년의 71.5%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바오스틸의 철광석 가격 인상 합의는 현재 리오, BHP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 세계 2위 철강사 신일철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업계 관행상 신일철도 대폭적인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신일철이 호주 철광석업체들의 손을 들어줄 경우, JFE홀딩스, 스미토모메탈 등 일본 2, 3위 철강업체도 줄줄이 인상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

◇이머징마켓이 원인

브라질보다 물류비가 싼 호주산 철광석이 브라질산보다 높은 가격에 중국에 공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과 호주의 철광석 물류비 가격 차이는 무려 톤당 55달러에 달한다.

이번 계약은 사실상 공급자측의 완승이다. 리오와 BHP 등 호주 철광석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류비 이점을 살려 아시아로 수출되는 철광석에 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아시아 철강업체들의 반대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중국, 인도, 중동 등의 수요 증가로 공급자가 우선되는 시장이 형성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분위기에도 이들 이머징마켓의 수요는 견조하고 이에 리오와 BHP는 수요만큼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또 이번 경우, 리오, BHP는 가격 인상폭에서도 브라질의 발레를 추월했다. 발레는 올해 초 아시아 철강사들 65~71%의 가격 인상에 합의했다.

이전 가격 협상은 모두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발레의 협상 결과를 호주 업체들이 따라가는 식이었다. 이 때문에 리오와 BHP의 가격 인상폭은 항상 발레의 인상폭 내에서 정해졌다.

◇이번엔 철강 인플레

업계는 일단 가격 인상 부담을 최대한 자체 흡수할 방침이다. 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부담이 거듭 실적을 악화시킬 경우, 결국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철광석 가격 인상 소식에 바오스틸 산하 바오산철강의 주가가 이날 상하이 증시에서 장중 일일 하한선인 10%까지 빠진 것도 투자자들이 느끼고 있는 실적 우려를 말해준다.

철강사들이 철광석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 자동차, 기계류, 건설 자재 등 폭넓은 분야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 전망이다. 철광석이 석유, 식료품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인플레이션 악재가 되는 셈이다. 이에 씨티그룹의 수석 경제 전략가 토비아스 레브코비치는 이날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품가격 상승으로 인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배가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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