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1조클럽]⑤신한카드, 1등 삼킨 후유증

더벨 김동희 기자 | 2008.06.26 11:10

[이슈리포트]LG카드 인수전·후 CP 발행 급증...단기차입금 의존도도 높아져

이 기사는 06월25일(09: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의 총자산 규모는 16조7000억원으로 업계 최고다. 시장점유율은 20%를 웃돌고 있다. 과거 카드업계 1등이던 LG카드를 인수한 효과다. 자산의 건전성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의 재무적 지원 여력과 보수적인 경영전략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신한카드는 자산과 부채 규모가 큰 LG카드를 인수하면서 후유증으로 배앓이를 하고 있다. LG카드 인수자금의 대부분을 신한지주와 신한카드가 CP를 발행해 조달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자금의 차입규모가 커지면서 부채비율이 통합 이전보다 높아졌다. 기업어음(CP)규모도 1조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단기성 차입금의존도가 큰 폭으로 늘었다. 단기차입금 규모에 비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도 낮다.

CP잔액 1년 새 9배 증가..."LG카드 인수 영향"

지난해 신한카드의 CP발행은 큰 폭으로 늘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CP잔액(옛 LG카드 포함)은 지난해 3월말 2162억원 수준에서 올해 3월말 1조 8999억원으로 9배가량 급증했다. 지난 5월 29일 현재 CP잔액은 1조6159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카드업계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카드의 CP발행이 급증한 것은 LG카드 인수와 무관하지 않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CP를 1조원 가량 발행했다. 신한카드는 이 자금을 빌려 LG카드 인수에 사용한 뒤 올 초 배당금을 지급해 갚았다. 신한카드는 배당금 지급을 앞두고 CP를 큰 폭으로 늘렸다.

신한카드와 LG카드는 통합 전 만기가 도래하는 양사의 부채도 단기차입을 통해 막았다. 통합 이후 늘어난 자산을 이용하면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조달에 나설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때마침 서브프라임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이면서 신한카드의 CP발행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신한카드의 CP잔액은 통합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급증했다. 지난해 6월말 신한카드의 CP잔액은 6688억원 이었지만 9월말에는1조507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배당금을 지급한 올 3월에도 CP는 3000억원 가량 늘었다.

신한카드 자금부 김재인 부장은 "지난해 6월말 이후 금융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유동성을 확보하자는 인식이 있었다"며 "당시 LG카드와의 통합을 앞두고 있어 그룹 전체가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신한카드와 LG카드의 통합과정에서 인수자금의 상당부분을 CP로 충당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규모가 큰 LG카드가 신한카드의 자산과 부채를 양수하는 방식으로 통합이 결정되면서 LG카드가 CP를 발행했다는 것. 당시 LG카드는 통합에 필요한 1조원의 자금을 통합이후 5개월간 분할 지급키로 했다.

LG카드 인수 배앓이...재무정책 바뀌나

신한카드는 LG카드 인수 이후 재무정책에도 상당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우선 자산규모가 10조원 가량 늘어나면서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규모가 커졌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차입금 규모(ABS포함)는 지난 3월말 12조55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5년과 2006년 각각 9조110억원과 7조8640억원을 나타냈던 데 비해 3~5조원 가량이 늘었다. 1년 이내에 갚아야할 돈도 전체 차입금의 35%수준에서 53%(6조6644억원)까지 증가했다.

단기성차입금 의존도도 높아졌다. 신한카드의 단기성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2005년과 2006년말 각각 7.2%와 5.7%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 13.4%까지 높아졌다.

단기차입금 대비 유동성 확보(보유현금+크레딧라인) 규모도 낮은 편이다. 실제로 신한카드의 보유현금은 올 3월말 현재 9900억원이고 크레딧 라인은 3600억원이다. 통상적으로 단기차입금 대비 유동성 확보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해야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현재 신한카드의 유동성은 단기차입금의 20%수준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지주나 신한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자체 유동성확보 능력은 떨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신한카드측은 LG카드인수 이후에도 재무건전성이 악화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연체율이 하락하는 등 자산의 질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재인 부장은 "LG카드 인수로 금융시장에 자금을 빌리는 규모 등이 이전보다 커졌지만 여전히 다른 카드사에 비해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앞으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해외채권이나 회사채를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3월말 배당금 등으로 자기자본비율이 줄었지만 꾸준히 개선시켜 나가 LG카드와의 시너지를 창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