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지도가 달라진다

더벨 김용관 기자 | 2008.06.24 10:15

[증권업계 새판짜기]①자통법 이후 자본시장 성장성 주목...제조업체 M&A 주도

이 기사는 06월23일(15: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계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금융회사 간의 업무영역을 허무는 자통법이 시행되면 경쟁력없는 증권사의 퇴출과 인수합병(M&A)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증권업 진출을 노리는 재계와 몸집 불리기에 나선 일부 증권사들이 M&A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판짜기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자천타천 매물로 등장한 증권사들도 적지 않다.

이같은 분위기는 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회사의 인가·등록 갱신을 마무리하는 오는 8월께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경쟁력없는 중소형사 매각설 솔솔 = 증권업계의 변화는 이미 연초부터 시작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신흥증권을 인수하며 신호탄을 쐈다. 뒤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이 CJ투자증권·자산운용을 사들이며 증권사 M&A에 불을 질렀다.

특히 매각설이 솔솔 피어나던 교보증권 매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특화된 장점이 없는 한양, 유화, 부국, 골든브릿지 등 중·소형사들이 M&A 표적으로 잇따라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현대, 대신 등 대형 증권사들도 잊혀질만하면 M&A설에 휘말리며 시장을 달구고 있다. SK증권은 정부의 금산분리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매각 가능성이 낮아졌다.

박석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선물·자산운용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증권사의 사주들은 매각의 유혹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각이 완료된 신흥증권과 CJ투자증권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는 점도 M&A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매물로 나온 교보증권의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 추정가격이 실제 기업 가치의 2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조업체, 증권업에 눈독 = 증권업계 새판짜기의 주도세력은 제조업체. 이들은 자통법 이후 자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권사 인수에 주력할 태세다. 증권사를 통해 유휴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롯데그룹, GS그룹, 유진투자증권, ING그룹 등이 꼽히고 있다.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가진 롯데그룹은 기존 보험, 카드, 캐피탈의 금융계열사 강화 측면에서 강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회사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에 금융 태스크포스팀(TFT)를 운용하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자산운용' 설립을 위해 예비허가를 위한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GS그룹도 유력 후보다. GS그룹은 실제 CJ투자증권 인수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 교보증권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진 유진그룹도 인수전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주당 3만2000원의 가격에 교보증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루머가 돌 정도로 유진의 추가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밖에 CJ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ING그룹과 올들어 증권사 인수에 성공한 현대기아차 및 현대중공업도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추가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팽배하다.

박 애널리스트는 "투자처를 찾지못한 제조업체들의 유휴 자본이 금융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공급자(증권사)와 수요자(제조업체) 간에 이해 관계가 맞물리며 증권사 M&A가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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