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강세론자의 심경변화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6.23 10:54

김영익 하나대투證 센터장 '기름값 변수' 고민

국내 대표적 강세론자로 꼽히는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부사장)이 고민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2300선 도달을 제시했던 당초 전망에 대한 수정의견을 내비친 것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1700선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3월 장중 1537선에서 반등한 뒤 5월 중순에 장중 1901을 찍은 뒤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상승폭의 절반 가량을 내준 상태다.

유가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글로벌 악재가 부각되면서 본격적인 상승반전은 예측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2300선 도달을 주장했던 김 센터장이 태도 변화를 내비친 것은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김 부사장의 심경변화를 일으킨 요소는 '기름값'이다. 김 부사장은 "당초 올 연말까지 예상한 국제유가의 시세에 비해 현재 배럴당 20달러를 웃돌고 있다"며 "국제유가 때문에 올해 코스피시장 예상치와 괴리가 생겨 향후 전망치에 대한 수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센터장은 하반기에 대한 상승 관점은 유호하게 두면서 당초 제시한 코스피지수의 상단을 수정하는 방법에 대해 리서치센터에서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연초 올해 고점이 2300선까지 이를 것이라는 관측을 굽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정의견을 토론중이라는 대목만 살펴봐도 상당한 심경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얼마만큼의 수정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발표는 제쳐두고서라도, 김 센터장과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의 태도변화는 그만큼 현재의 글로벌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대변하고 있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하반기 상승전환에 대한 견해는 버리지 않았다.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지금처럼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수요감소 등 영향으로 20달러 가량이 후퇴해 기존 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관측했다.

유가가 뒤로 물러서면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은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김 센터장은 "3분기 이후에는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1700선 이하에서는 주식을 살 시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파악했다. 미국채 장단기 수익율은 연초 약달러와 대형 금융사들의 위기로 50bp까지 좁혀졌던 게 최근 242bp까지 확대되고 있다.

금리차가 벌어지면 향후 주가에 대한 할인률이 커지면서 기대수익률이 늘어나고 미국달러의 강세 전환에 대한 믿음이 높아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글로벌시장에 풀린 달러 탓에 지급결제를 달러로 하는 유가의 상승세가 주춤거릴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김 센터장은 미국 경기선행지표가 2달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부분도 과도한 우려감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의 5월 경기선행지수는 전달에 비해 0.1% 상승세를 유지했다.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올랐다. 이는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제유가가 하반기에 김 센터장의 예상대로 20달러 가량 떨어져 줄지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는 전문가도 많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번 오른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증시는 중국이나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신흥시장의 '세계적 생산공장'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을 회피하면서 십수년간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같은 골디락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신흥국가들이 벌어들인 달러를 기반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원유에 대한 자체 소비가 늘어가는 구조를 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예전보다 많은 원유가 필요하게 되고, 한정된 석유자원을 고려하면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증시의 자금줄인 투신도 당분간 바짝 엎드려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에 비해 자금 유입이 적은데다 글로벌증시의 인플레이션 우려로 자산운용사들은 과감한 투자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시간을 갖고 보수적인 대응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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