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1700선 지지될까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6.23 07:57

'버팀목' BRICs도 내리막… 최후의 판단 요하는 시점

코스피지수 1700선이 지지될 것인가.

지난주말 다우와 S&P500 지수의 낙폭(-1.8%)을 코스피지수 종가(1731)에 대입하면 수치상 1700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단순 적용이 비현실적일지 몰라도 지난 3월17일 기록한 연저점(1537)에서 5월19일 연고점(1901)까지 상승분의 50% 되돌림 레벨(1719선)은 무너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최소한 지난주말 지지됐던 360일 이평선(1724선) 붕괴는 자명한 일이다.

CRB상품지수가 다시 사상최고치 수준으로 상승했고 국제유가(WTI)도 배럴당 140달러선을 넘지 말란 보장이 없는 상태다.
미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고 미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S&P500 변동성지수(VIX)는 20∼25%의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침체 국면에 빠져든 미국이 인플레 문제를 당면과제로 삼으면서 정공법을 취하게 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을 인정하는 굴복이 될 수 있다.

4월말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2.0%로 금리를 인하한 지 2개월도 못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정책 발표문에서 인플레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식의 코멘트가 나온다면 시장 분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며 베어(Bear)론자가 득세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일이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현·선물 공히 매도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주식현물로 10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달 들어서만 이미 3조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수선물로도 최근 이틀간 9000계약에 달하는 매물 공세를 펼쳤다.
이런 와중에 투신권(자산운용사)도 실질적인 순매도에 동참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우지수가 지난 3월10일 연저점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할 정도로 미증시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코스피시장 수급이 완벽히 무너졌다면 기댈 언덕이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최근까지 화두가 됐던 브릭스(BRICs)는 수명을 다했다.

중국 증시가 고점대비 50% 이상 추락하면서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는 것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중국 정부가 유류 소매가를 인상하면서 지난주말 중국 증시가 상승했지만 상하이지수 시총 1위 및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의 주가 상승에 기인한 바 크다.

페트로차이나는 당일 +8.7%에 개장했으나 개장가를 일고점으로 굳힌 뒤 4.6%까지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상하이지수의 상승폭을 6.1%에서 3.0%까지 절반으로 낮췄다.
중국의 유가 인상이 글로벌 원유 소비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면 중국의 성장 및 소비 둔화는 피하지 못할 사안일 지 모른다.

친디아의 한 축인 인도증시는 지난주말 연저점을 새로 기록했다.

러시아증시도 더블 톱을 형성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브라질은 사상최고치 대비 12% 이상 떨어지며 5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캐다나증시는 1만5000대에서 트리플 톱을 만들고 하락하는 모습이며 호주증시는 이미 하락추세로 돌입하고 있다. 상품(Commodity) 수출국의 하나인 뉴질랜드 증시는 2006년 레벨로 되돌아간 상태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 버팀목으로 작용하던 이머징국가 증시가 동반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원자재 수출국의 증시도 버티지 못하는 국면에서 딱히 매수할 국가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오늘 갭하락 출발을 가정할 경우 1700선을 훼손시키지 않고 반등에 성공하거나 붕괴되더라도 1700선을 회복하며 마감할 경우에는 주간 기준으로 전약후강의 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종가 기준으로 1700선을 하회하며 마감할 경우에는 추세 반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1700선이 무너지면 61.8% 되돌림 레벨인 1676선이 있다. 그러나 지난주 1730선이 장중 붕괴되면서 이미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증시 포기를 선언한 상태다.

무너지는 증시를 붙든 채 계속 주가 반등을 희망할 것인지, 아니면 대세 하락을 인정하고 마음을 비우는 게 상책인지 최후의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우리 동네 공인중개사들은 벌써 느꼈다…"집값 4%대 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