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에 만든 '메뉴판'으로 62억 매출 일궈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8.06.24 12:31

[2030일과꿈]최대 음식점정보 사이트 메뉴판닷컴의 이원우 대표

"평소 어떤 라면을 즐겨드시나요?"

국내 최대 음식·요리 정보사이트 메뉴판 닷컴을 만든 이원우(37) 대표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대뜸 이렇게 물었다. 13년 동안 음식점의 메뉴 가격 등 다양한 정보를 모아왔던 그답다. 이 대표는 어느 누구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도 대답은 비슷하게 돌아온다고 했다.

"라면하면 A라면, 케첩은 B사, OO카레처럼 늘 선두를 지키는 제품이 있습니다. 물론 맛있어서 찾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먹어봤던 것에서 벗어나려하지 않아요. 이런 습관 때문에 더 맛있고 다양한 음식을 체험할 기회를 잃는 것이죠."

이 대표는 자신의 음식 취향처럼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 당초 그는 콘텐츠 제공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1991년 동국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은 그가 바라던 곳이 아니었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바로 실무 경험을 쌓는 게 낫다는 생각에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그는 군 제대 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를 배워야겠다고 결심하고 용산 전자상가를 찾았다. 에스컴퓨터라는 컴퓨터 제조 유통 회사에서 1년 간 근무했다. 일이 손에 익을 무렵에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애드정보기술로 자리를 옮겼다. 한 곳에 머무르기 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쌓아야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처음부터 작은 회사에서 시작하니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사장님 밑에서 직접 배울 수 있었거든요. 또 직원 수가 적다보니 한사람이 마케팅 홍보 영업 관리 등 여러 가지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일이 많았지만 그는 맡은 분야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노력했다. 석 달 동안 영업실적을 못 내기도 했지만 나중엔 회사에서 가장 많은 영업수당을 받는 직원이 됐다. 그러다 25살 때 창업에 나섰다. 자신감과 자본금 500만 원, 그리고 2년간 쌓아온 컴퓨터 지식이 밑천이었다. "회사에서도 말렸지만 원래 목표였던 창업을 늦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동안 PC통신에 떠돌아다니던 맛집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폭넓게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생각해냈다. 인터넷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닦아 온 그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과 자료관리 능력은 사이트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메뉴판닷컴은 인터넷 붐이 불기 전 이미 시동을 건 덕분에 7만 여개의 음식점 정보를 보유하며 다른 사이트보다 빨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2003년에는 음식점 할인 카드를 발급해 서비스 후 2년 만에 12만 명의 유료회원을 유치하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62억 원의 매출액 올리며 어엿한 13년차 중견 사장이 된 그는 지금도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최근 4년 간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등 4군데서 졸업장을 받았다. "관련 사업에 대해선 항상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달려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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